정승윤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국회의원 가상자산 전수조사 착수 발표를 하고 있다. 권익위는 조사관 30여명이 투입해 오는 18일부터 90일 동안 관계부처와 함께 국회의원 가상자산 특별조사를 시작할 예정이다./연합뉴스

국민권익위원회가 12일 21대 국회의원이 보유한 가상 자산에 대한 전수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무소속 김남국 의원이 거액의 가상 자산을 보유하고 국회 상임위원회 회의 중에 가상 자산을 거래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것을 계기로, 여야 합의에 따라 현직 국회의원 298명 전원의 가상 자산 보유를 조사하는 것이다. 다만 국회의원들이 권익위가 조사할 수 있는 범위를 의원 본인으로 한정해, 의원이 가족 명의로 보유한 가상 자산 실태는 드러나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정승윤 권익위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관계 부처 합동으로 ‘국회의원 가상자산 특별조사단’을 구성해 9월 18일부터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정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고, 관계 부처로부터 인력을 파견받아 약 30명 규모로 구성된다.

이번 조사는 국회 요청에 따른 것이다. 권익위는 국회의원에 대한 강제 조사권이 없어, 의원들이 허용한 범위 내에서만 조사를 할 수 있다. 지난 5월 25일 국회는 의원 전원이 21대 임기 동안 가상 자산을 보유한 현황과 변동 내역을 자진 신고하고, 권익위에 가상 자산 조사를 제안하기로 결의했다. 이후 국회의원들은 국회의원 재산 등록을 받는 기관인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에 가상 자산 보유 현황 등을 신고했다. 권익위에는 자신이 보유한 가상 자산 내역을 들여다봐도 좋다는 내용의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를 제출했다.

조사단은 21대 국회의원 임기 개시일인 2020년 5월 30일부터 올해 5월 31일까지 약 3년간 현직 국회의원 본인이 취득·거래·상실한 가상 자산을 조사하게 된다. 조사단은 국내 가상 자산 거래소 36곳으로부터 각 국회의원의 가상 자산 거래 내역을 제공받아, 국회의원들이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에 자진 신고한 내역과 비교한다. 이를 통해 의원들이 자진 신고를 성실하게 했는지를 확인한다. 또 국회의원의 가상 자산 거래에 위법 사항은 없는지, 의정 활동과 이해충돌하는 사항은 없는지도 확인하게 된다.

그러나 국회의원들이 가족이 보유한 가상 자산 내역을 조사하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에, 조사단이 조사할 수 있는 범위는 의원 본인으로 한정된다. 의원이 가족 명의로 가상 자산을 보유했거나, 가족의 가상 자산 증식에 도움이 되는 이해충돌 행위를 했다고 해도 이를 확인할 수는 없는 것이다. 앞서 권익위는 의원 본인은 물론 배우자와 직계 존·비속도 조사하겠대는 내용의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 양식을 국회에 보냈으나, 가족에 대한 조사는 거부하겠다는 의견이 여야 양쪽에서 나오면서 무산됐다.

또 국회의원이 자기가 보유한 가상 자산의 가치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법률을 만드는 활동을 했다는 점이 확인되더라도,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는 없다. 이 법은 국회의원이 소속 상임위에서 한 법률안 등 의안 심사, 청문, 국정감사 등의 활동에 대해서는 이해충돌이 있는지를 따지지만,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법률의 제정·개정 또는 폐지’와 관련된 활동의 경우에는 제외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승윤 권익위 부위원장은 “예를 들어, 특정 의원이 가상 자산과 관련된 입법을 추진했는데 가상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이에 대해 (권익위가) 이해충돌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다”고 했다.

다음은 정승윤 부위원장의 발표 전문.

안녕하십니까? 국민권익위원회 부패방지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 정승윤입니다.

최근 국회는 국회의원의 가상자산 현황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인식 아래 지난 5월 25일 본회의에서 국회의원 가상자산 자진 신고 및 조사에 관한 결의안을 채택하였습니다.

21대 국회의원 임기 개시일부터 결의안 의결일까지 취득하여 보유하게 된 가상자산의 보유 현황 및 변동 내역을 자진 신고할 것을 결의하였습니다. 또한, 권익위의 국회의원 가상자산 취득·거래·상실에 관한 조사할 것을 제안한 바가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달 9월 4일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의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가 국민권익위원회로 접수되었고 기존의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를 제출했던 정의당, 기본소득당 시대전환은 여야가 제출한 제출에 맞춰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를 보완하여 제출하였습니다.

또한, 무소속 국회의원 및 일부 비교섭단체는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를 자율 의사에 따라 제출하고 있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이러한 국회의원들의 요청에 따라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을 단장으로 하는 관계부처 합동 국회의원 가상자산특별조사단을 구성하여 9월 18일부터 조사에 착수하고자 합니다.

그럼 국회의원 가상자산특별조사단의 조사계획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국회의원 가상자산 전수조사는 부패방지권익위법의 부패방지 실태조사 규정과 개인정보보호법과 개인정보 수집·이용 제공 등에 관한 규정에 근거하여 실시됩니다.

조사 대상의 범위는 제21대 국회의원의 임기 개시일인 2020년 5월 30일부터 2023년 5월 31일까지 국회의원 본인이 취득·거래·상실한 가상자산 현황 등입니다.

이번 국회의원 가상자산 전수조사는 국회 결의안에 따라 착수되는 것으로 국회의원이 제출한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 범위 내에서 조사할 계획입니다.

조사 방법은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라 신고한 36개 국내 가상자산 사업자들에게 국회의원의 거래 내역 등을 제공받아 분석할 예정입니다.

다만,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법률의 제·개정 시 직무를 회피 의무에서 제외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국회의원의 직무, 즉 상임위 활동과 관련한 가상자산의 보유 및 거래 과정에서의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의혹 등을 조사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에 국민권익위원회는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를 제출한 국회의원의 가상자산 보유 현황 및 거래 내역 등에 대한 사실 확인을 통해 국회에 정확히 신고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계획입니다.

조사단 규모는 관계부처 파견 지원을 받아 전문 조사관 약 30명으로 구성할 예정이고 조사 기간은 가상자산 거래의 빈번성 및 은닉성 등의 특성을 고려하여 90일 이내로 예정하고 있으나 사정에 따라 연장될 수도 있습니다.

이번 국회의원 가상자산 전수조사는 국민의 관심이 큰 사안인 만큼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하고 공정하게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며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 등 조사 과정에서 취득한 자료에 대해서는 철저한 보안을 유지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