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악 선관위원장

노태악(대법관)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지난 사전 투표 날(5월 29~30일)에 있었던 투표 부실 관리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송구의 말씀을 드린다”며 “선거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문제의 원인과 책임 소재를 밝혀 엄정한 법적 절차를 밟도록 하겠다”고 했다.

노 위원장은 지난 31일 서울 동대문구·성동구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전 투표 과정에서 발생한 선관위 부실 관리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앞서 김용빈 선관위 사무총장도 사전 투표 첫날인 지난 29일 서울 신촌에서 투표 용지가 투표소 밖으로 반출되는 일이 생기자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대국민 사과문을 냈다. 그러나 둘째 날인 지난 30일에도 투표함에서 작년 총선 투표지가 발견되고, 투표 사무원이 대리·중복 투표하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

노 위원장은 이날 “많이 보도된 것처럼 지난 이틀 동안 전국적으로 선거 방해 행위가 있었다”며 “조직적인 것으로 보이는 투표원들에 대한 협박, 폭행, 사무실 무단 침입, 그로 인해 상해를 입은 직원도 있고, 정신을 잃은 직원도 있었다”고 했다. 노 위원장은 그러면서 “중앙선관위는 심각하게 생각하며 법적 절차를 통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제주시의 한 사전투표소에선 어떤 이가 투표 사무원과 투표용지 발급기를 촬영하고 욕을 하는 등 소란 행위가 벌어졌다. 인천 미추홀구의 한 사전투표소에선 한 후보자 측 참관인이 사전 투표 첫날에 투표 관리관의 안내에도 투표함 간인 등 무리한 요구를 하고, 그 이튿날엔 “내가 센 선거인 수와 투표한 현황이 일치하지 않는다”며 항의해 선관위 직원이 호흡 곤란과 경련을 일으켜 병원으로 이송되는 일이 일어났다고 선관위는 밝혔다.

노 위원장은 “(사전투표함은) CCTV(방범 카메라)가 4대 이상 (투표함을) 비추고 있는 등 시도 선관위에 안전히 보관된다”며 “보관 상태가 궁금한 시민은 가까운 시도 선관위에 가서 얼마든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노 위원장은 “향후 남은 절차에 대해 국민이 안심하고, 선거를 마친 뒤 선거 결과에 승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