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유세에서 웃옷을 벗으며 ‘정직한 아버지, 깨끗한 대통령’이라고 쓰인 셔츠를 드러내 보이고 있다. / 김지호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6·3 대선 전 마지막 주말 유세에서 ‘정직한 아버지’ ‘자랑스러운 아내와 딸’ 등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그 가족들을 둘러싼 논란을 겨냥해 ‘가족의 가치’를 강조한 것이다. 김 후보는 아내 설난영씨를 향해 여성·노동자·학력 비하 발언을 했다는 논란이 인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향해서는 “고등학교밖에 안 나왔으니 내 아내를 갈아치워야 하느냐”고 했다.

김 후보는 1일 경기 수원·성남·구리·남양주·의정부, 서울 강남·은평·서대문·마포·강서 등 서울·경기 일대 10곳을 돌며 유세를 했다. 김 후보는 유세에서 이재명 후보와 그의 가족을 둘러싼 각종 논란을 거론하면서 “저와 제 아내는 법인 카드를 써서 잘못한 게 없다”며 “공직은 깨끗해야 한다”고 했다. 김 후보는 “제 딸이 어려운 사람 도와주는 사회복지사를 하면서 월급도 제대로 못 받고 힘들게 일한다”며 “그러나 저는 ‘직업에 귀천이 없고 남을 위해서 봉사하는데 월급이 좀 적더라도 보람을 느끼고 살라’고 항상 얘기한다”고 했다.

김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제 딸이 자랑스럽습니다’와 ‘정직한 아버지 깨끗한 대통령’이 적힌 티셔츠를 번갈아 입고 등장했다. 전날 유세 때는 ‘제 아내가 자랑스럽습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일 오후 서울 은평구 연신내역 앞에서 열린 선거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지호 기자

김 후보는 이날 구리 유세에서는 과거 노동운동을 할 때 설난영씨가 가정을 돌본 일화를 소개하면서 “제가 무능해서 (저 대신) 가장이 돼 살림을 꾸린 제 아내가 잘못됐느냐”고 했다. 김 후보는 그러면서 “고등학교밖에 안 나왔으니까 제 아내를 갈아치워야 하느냐”고 했다. 김 후보는 이 말을 하다가 감정이 격해진 듯 20여 초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김 후보는 “고등학교밖에 안 나왔다고 해서 지혜가 부족하나, 저하고 결혼하면 안 되나”라며 “대한민국에 학력이라는 계급 있나, 우리는 이것을 철폐해야 하지 않겠느냐”고도 했다. 김 후보의 서울 강남 유세에는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찬조 연설자로 나와 “자칭 옛 동지라고 하는 자(유시민씨)가 함부로 지껄인 그 말에 대해 김 후보는 욕설하거나 맹비난하지 않았다. 상대에 대한 비난을 참고 내가 내 아내를 얼마만큼 존중하는지를 국민께 알리면서 눈물을 글썽였다”며 “대한민국 지도자는 국민들의 이런 작은 마음을 알아줄 수 있는 섬세한 사람이 돼야 한다”고 했다.

김 후보는 민주당이 최근 이재명 후보 아들과 관련한 ‘젓가락 발언’을 보도한 기자 9명을 고발하기로 하고, 허위 조작 정보 유통을 금지하겠다며 관련 법안을 발의한 데 대해 “이것이 바로 독재”라고 했다. 김 후보는 “북한에서 성경 봤다고 잡아넣는 것 듣지 않았느냐”며 “대한민국에서 자기가 잘못해 놓고, 자기 잘못한 걸 얘기하면 전부 잡아넣고 욕하면 되겠느냐”고 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일 오후 서울 은평구 연신내역 앞에서 열린 선거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 김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