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29일 인천 계양·부평·미추홀·남동구 등과 경기 시흥·안산·군포·안양 등 수도권 서남부 일대를 돌며 유세를 했다. 계양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국회의원 지역구다. 김 후보는 이곳에서 딸 동주씨와 함께 사전 투표를 한 뒤 유세에 들어갔다. 김 후보 아내 설난영씨는 이날 ‘교제 살인’ 피해자 어머니를 만나 “여성이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3차 TV 토론 발언으로 불거진 이재명 후보 아들 관련 논란을 겨냥한 캠페인 같다는 말이 정치권에서 나왔다.
김 후보는 이날 “계엄 잘못했다.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큰절을 하고 유세를 시작했다. 김 후보는 맥아더 장군 동상이 있는 인천 중구 자유공원 유세에서는 “투표를 안 하면 이 나라에 희망이 없다. 1번(이재명 후보)을 찍으면 자유가 없어진다”며 “1번을 찍으면 공짜로 돈도 25만원씩 준다는데 이건 완전히 망하는 길”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이어 인천 부평구 유세에서는 한국의 지정학적 조건과 안보 환경 등을 언급하면서 “이럴 때 한미 동맹을 튼튼하게 하고 (북한) 핵에 대해서도 대응을 확실하게 해야 하는데, 미국 정부가 저 김문수를 자기 친구로 볼 것 같나, 아니면 이재명 후보 같은 사람을 친구로 볼 것 같나”라고 했다. 김 후보는 이어진 경기 시흥·안양 유세 등에서는 “저희가 계엄 잘못했다. 그래서 탄핵당하고 경제도 어렵고, 젊은 졸업생들 취업도 잘 안 되고 어려움이 많은 데 대해서 진심으로 사죄를 드리고, 앞으로 더 잘하겠다”며 큰절을 했다.
김 후보는 이날 오후 녹화 중계된 외교·안보 분야 방송 연설에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한국형 3축 체계를 더욱 강화하겠다”며 “북한이 도발하면, 즉각 보복 응징에 나서 감히 도발을 엄두도 내지 못하게 만들겠다”고 했다. 이틀 전 김 후보 지지를 선언한 이낙연 전 국무총리도 이날 방송 찬조 연설에서 “괴물 독재 출현이라는 국가 위기 앞에서 우리 모두는 진영과 이념과 지역의 차이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가 상임고문으로 있는 새미래민주당은 국민의힘과 공동 정부 구성과 개헌 추진 협약을 맺었다.
이런 가운데 김 후보 아내 설난영씨는 이날 작년 3월 경기 화성에서 벌어진 ‘교제 살인’ 사건 피해자 어머니를 만났다. 피해자 어머니가 김 후보에게 교제 살인을 예방하고 피해자에게 법률적 조력을 강화하는 제도 개선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낸 게 계기가 돼 만남이 성사됐다고 한다. 설씨는 “모두가 힘을 합쳐 제도 개선을 하겠다”며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보수의 핵심 가치는 가족”이라며 “가족을 둘러싼 논란이 있는 이재명 후보와 비교해 누가 대통령이 돼야 하는지 유권자들에게 알릴 것”이라고 했다. 김 후보 아내 설씨와 딸이 지원 유세에 나선 것도 이런 캠페인 전략 차원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