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8일 경북 경산시 영남대학교를 방문해 축제 현장에서 턱걸이를 하고 있다. /김지호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사전 투표 하루 전인 28일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 지역에서 유세를 벌였다. 공식 선거운동 첫 이틀(12~13일)에 이어 다시 텃밭 민심 결집을 위해 영남 지역을 찾은 것이다.

김 후보는 이날 하루 동안 대구·부산을 비롯해 경남에선 창원·김해·양산, 경북에선 경산·영천 등을 모두 돌며 강행군을 펼쳤다. 그는 각 지역의 현안을 언급하며 주민들 민심을 공략했다. 창원 유세에서 “창원과 부산·울산을 통합해 수도권과 맞먹는 허브 도시를 만들겠다”고 했고, 부산에선 “산업은행 부산 이전과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이뤄내겠다”고 했다. 대구에서는 “달성군 국가산단과 수성구 알파시티에 좋은 기업을 많이 유치해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지지자들은 그가 지역 공약을 언급할 때마다 “대통령 김문수!”라고 외쳤다.

그는 지금까지 대부분 유세에선 일반 선거복을 입으며 다녔는데, 이날 유세에선 각 지역의 특색에 맞는 복장으로 맞춰 입었다. 국가 산업단지가 있는 창원에선 공장 작업복과 안전모 차림으로 연설했고, 부산 서면 거리에선 이 지역 프로 야구팀인 롯데자이언츠의 응원복을 입었다. 김해에선 가야국의 시조인 김수로왕의 왕릉을 찾아 전통 예복을 입고 헌화했다. 경산에선 영남대를 찾아 반팔티에 ‘문수 형’이라고 적힌 배지를 달고 대학생들과 셀카를 찍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8일 오후 경북 경산시 영남대학교 축제 부스에서 턱걸이를 하고 있다. /'김지호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8일 오후 충남 경북 경산시 경산공설시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조지연 의원과 '청렴영생 부패즉사' 문구를 들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지호기자

김 후보는 고향인 경북 영천에선 연단에 올라 “고향이 좋기는 좋다”며 어머니 얘기를 꺼냈다. 1970년대 민주화 운동으로 대학에서 제적, 수배됐을 당시 어머니가 돌아가시며 “문수야, 졸업하고 데모하면 안 되나”라고 유언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그 20년 뒤에야 졸업하고 (영천에 있는) 어머니 산소에 졸업장을 가지고 갔다”며 말을 잠시 멈추고 눈물을 흘렸다. 지지자들은 “울지 말라”며 박수를 쳤다.

김 후보는 “아이 한 명을 낳을 때마다 출산 장려수당을 1억원씩 주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이는 최근 발표된 국민의힘 대선 공약집엔 담기지 않았지만, 김 후보가 강하게 밀어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는 이날 유튜브에 공개된 인터뷰 영상에서 진행자가 ‘(1억원씩 주면) 돈이 많이 든다’고 하자 “지금 합계출산율이 0.75명으로 세계 최저”라며 “1억원씩 줘서 애 하나씩 낳으면 국가적으로는 대박이다”라고 했다.

28일 오후 경북 경산시 경산공설시장에서 진행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유세에서 선거운동원들이 ‘기호 2번 김문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지호 기자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과 새미래민주당은 이날 “대선 승리 시 공동 정부를 구성하고 즉각적인 개헌을 추진하자”고 합의했다. 양당은 합의문에서 “삼권분립과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이재명 독재정권 탄생을 저지하는 것이 국가적 과제”라고 밝혔다. 앞서 새미래민주당의 이낙연 상임고문은 전날 김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보수 진영의 대선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김 후보와 경쟁했던 한덕수 전 총리는 이날 김 후보에 대한 지지를 재차 밝혔다. 한 전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이재명 후보를 겨냥해 “체제를 뒤흔들고자 하는 분들이 큰 힘을 얻으면, 경제 번영도 국민 통합도 어렵다”며 “김 후보님을 지지하는 마음으로, 내일 아침 (사전) 투표소에 가려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