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27일 서울 상암 MBC스튜디오에서 열린 21대 대선후보 3차 토론회에 참석해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뉴스1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TV 토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아들로 추정되는 인물이 과거 인터넷에 올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원색적인 댓글을 그대로 언급한 데 대해, 민주당이 “토론을 빙자한 끔찍한 언어폭력에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조승래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2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3차 TV 토론이 끝난 직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준석 후보는) 결코 방송에서 입에 담을 수 없는 폭력적 표현으로 대선 후보 TV 토론을 기다려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이준석 후보는 같은 날 TV 토론 도중 이재명 후보를 겨냥하며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에게 “이재명 후보가 사실 가족 간의 특이한 대화를 해서 문제된 것을 아까 사과했다. 민노당 기준으로 어떤 사람이 여성에 대해 얘기할 때 ‘여성의 성기나 이런 곳에 젓가락을 꽂고 싶다’고 했다면 이건 여성 혐오에 해당하냐, 아니냐”라고 질문했다.

이에 권 후보는 “그건 답변하지 않겠다. 지금 이런 걸 묻는 취지를 모르겠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그러자 이준석 후보는 “민노당은 이런 성폭력적인 발언에 대한 기준이 없느냐”고 재차 물었고, 권 후보는 “당연히 성적인 학대에 대해선 누구보다 엄격하게 기준을 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에게 “동의하시냐”고 했고, 이재명 후보는 “시간을 충분히 주고 질문을 하셨으면 좋겠다. 시간과 규칙을 지키면서 질문하라”고 했다.

권 후보는 이날 밤 페이스북에 ‘TV 토론에서 못다 한 말’이라는 글을 써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이 이런 자리에서 나올 줄 몰랐다. 이준석 후보가 물었던 그 발언은 분명한 여성 혐오 발언이다. 그리고 상대 후보를 비방하겠다는 의도로 여성 혐오 발언을 공중파 TV 토론 자리에서 필터링 없이 인용한 이준석 후보 또한 여성 혐오 발언을 한 거나 다름없다”며 “토론을 누가 듣고 있는지 단 한 번이라도 생각했다면 할 수 없었을 발상이다. 이준석 후보의 즉각 사퇴를 촉구한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이준석 후보는 28일 아침 페이스북을 통해 질문의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평소 성차별이나 혐오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혀온 두 분 후보에게 인터넷상에서 누군가가 했던 믿기 어려운 수준의 발언에 대해 입장을 구했다”며 “공공의 방송인 점을 감안해 원래 표현을 최대한 정제해 언급했음에도 두 후보는 해당 사안에 대한 평가를 피하거나 답변을 유보하셨다”고 했다.

이어 “성범죄에 해당하는 삐뚤어진 성의식을 마주했을 때 지위고하나 멀고 가까운 관계를 떠나 지도자가 읍참마속의 자세로 단호한 평가를 내릴 수 있어야 국민이 안심할 수 있다”며 “이 장면을 통해 저는 다시금 혐오나 갈라치기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면서도 정작 본인 진영 내 문제에 대해서는 침묵하거나 외면하는 민주진보진영의 위선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다음은 논란이 된 후보들 간 토론 전문

-이준석 후보: “권영국 후보님, 이재명 후보가 사실 가족 간의 어떤 특이한 대화나 이런 걸 해서 문제된 것을 아까 사과하고 이렇게 했다. 가장 놀라는 것이, 혹시 정의당의 아니, 민주당의 기준으로 여쭤보고 싶은 게, 만약에 어떤 사람이 여성에 대해 얘기할 때 여성의 어떤 성기나 이런 곳에 젓가락을 꽂고 싶다고 얘기했다면 여성 혐오에 해당하냐 아니냐.”

-권영국 후보: “그건 답변하지 않겠다.”

-이준석 후보: “민노당에는 기준이 없냐. 이런 성폭력적인 발언에 대해.”

-권영국 후보: “그건 있다. 그러나 지금 이걸 묻는 취지를 잘 모르겠다. 기준은 매우 엄격하다.”

-이준석 후보: “매우 문제가 되는 발언이냐 아니냐.”

-권영국 후보: “우리는 당연히 성적인 학대를 한다던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엄격하게 정하고 있다.”

-이준석 후보: “이재명 후보님 동의하십니까.”

-이재명 후보: “시간을 충분히 주고 질문을 하셨으면 좋겠다.”

-이준석 후보: “동의하시는지만 답하면 된다. 동의 안 하시는 거냐. 이런 발언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이재명 후보: “시간과 규칙을 지켜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