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남강호 기자·김지호 기자·연합뉴스

범보수 진영 단일화 요구가 거세지자 개혁신당에선 ‘김문수 양보론(論)’을 띄우고 있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일대일 구도로 맞서야 “보수가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동훈 개혁신당 선대위 공보단장은 27일 페이스북에 “김문수가 사퇴하면 이준석이 이긴다”며 “이재명 총통 시대를 막기 위해 이준석으로 승부 보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할 때가 됐다”고 썼다.

이 단장은 그러면서 가상 양자 대결에서 김 후보와 이 후보의 경쟁력이 비슷하게 나온 한국갤럽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중앙일보 의뢰로 한국갤럽이 지난 24~25일 전국 성인 남녀 1004명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면접 조사에서 가상 양자 대결 조사에서 이재명 후보 대 김문수 후보는 52%대 42%(10%p 격차), 이재명 후보 대 이준석 후보는 51%대 40%(11%p 격차)로 나타났다. 김문수·이준석 후보의 양자대결 경쟁력이 거의 붙은 결과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정다운

이 조사에서 김문수 후보로 단일화할 경우 이준석 후보의 지지층의 48%가 이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이준석 후보로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김 후보 지지층의 이탈 규모는 24%로 줄었다. 이 후보로 단일화가 됐을 경우에 그 효과가 크다는 의미다.

동아일보가 지난 24~25일 여론조사회사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성인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도 ‘이재명-김문수’ 양자 대결이 치러질 경우 이준석 후보 지지층 절반 이상인 52.3%가 이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이재명-이준석’ 양자 대결이 치러질 경우 김 후보의 지지층 37.5%가 이탈했다.

이에 대해 이 단장은 “이준석을 떠받치는 지지율이 2030세대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남은 기간 6070세대만 결합하면 이재명을 이길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김 후보는 남은 기간까지 2030세대의 지지를 끌어낼 수 있느냐”고 덧붙였다. 김철근 개혁신당 사무총장도 “김문수 후보에게 주는 표는 이재명 후보를 돕는 사표(死票)가 된다”면서 “이준석 후보에게 표를 주는 순간 이재명 정권의 탄생을 저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18일 대선후보 TV토론에서 개혁신당 이준석(왼쪽)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질문하고 있다./KBS

보수 진영 내에서도 ‘김문수 양보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보수 논객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이날 SBS라디오에서 “단일화 얘기를 먼저 꺼낸 사람(김문수)이 결자해지해야 한다”며 “오늘 TV 토론 마무리 발언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이준석 후보 지지 선언’을 하고 사퇴하면 단일화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조 대표는 “민주당에서도 이 시나리오에 굉장히 예민하고 반응하고 있다”며 “그렇게 되면 이번 대선판이 ‘윤석열 심판’에서 ‘이재명 심판’으로 바뀔 것”이라고 했다.

이보다 앞서 이준석 후보도 당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만약 단일화가 있다면 (국민의힘) 후보가 사퇴하는 것뿐”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