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25일 서울 송파구에서 김문수 대선 후보 지원 유세를 하면서 처음으로 ‘김문수’가 적힌 빨간색 선거운동복을 입었다. 앞서 한 전 대표가 지난 20일 부산 수영구 광안리, 21일 대구 서문시장, 22일 충북 청주와 강원도 원주 등에서 유세를 펼쳤을 때는 ‘국민의힘’이 적힌 선거운동복을 착용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유세에서 “우리 당(의원)이 백 몇 명밖에 안 되지만 숫자가 적다고 무조건 (더불어민주당에) 밀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회의원 300명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은 107명이다.

한 전 대표는 “우리가 명분을 갖고 절박하게 싸우면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막을 수 있다”며 “여러분, 포기하지 말라”고 했다. 이날 유세에는 국민의힘 조경태 공동선거대책위원장과 박정훈·배현진·안상훈·정성국 등 친한계 의원들이 함께 했다. 한 전 대표는 친윤계 구태 청산을 강조하며 “이를 김문수 후보에게 전화 통화로 자주 말씀드리고 있다. 김 후보도 공감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김문수 후보가 선출된 후, 한 전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 출당(黜黨), 탄핵 반대 사과 등을 요구해 왔다. 지난 12일 김 후보는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사과했고 지난 17일 윤 전 대통령은 탈당했다. 김 후보는 또 이날 오전 사전 투표 참여를 독려하며 부정선거론과 거리를 두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한 전 대표가 이날 김 후보 이름이 적힌 선거운동복을 입은 것을 포함해 지원 유세에 나선 것도 이런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중도층 표를 흡수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탄핵 사태 등에 대한 김 후보의 분명한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는 게 한 전 대표 생각”이라며 “김 후보도 여러 가지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