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선이 열하루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지지율 합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지지율에 근접한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왔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등 범보수 진영의 김문수·이준석 후보를 향한 단일화 요구도 한층 거세지고 있다. 다만 이준석 후보는 22일 “이번 대선에서 이준석, 개혁신당의 이름으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며 거듭 대선 완주 의지를 밝혔다. 이재명 후보 지지율은 지속적으로 올라 50% 안팎을 유지하다가 최근 40% 중반대로 소폭 하락했다는 결과가 나왔는데, 전문가들은 “지지율 50%를 넘긴 이후 이슈를 주도하기보다는 ‘부자 몸조심’하듯 안정 지향 캠페인을 벌인 것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했다.
이날 발표한 한국갤럽·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 조사에서 김문수(34%)·이준석(11%) 후보 지지율 합은 45%로 나타났다. 1위인 이재명 후보 지지율(46%)에 근접한 수치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이날 발표한 전국 지표 조사(NBS)에서도 김문수(32%)·이준석(10%) 후보 합산 지지율은 42%로, 이재명 후보(46%)와 오차 범위(±3.1%p) 안이었다. 지난주 NBS 조사에선 이재명 49%, 김문수 27%, 이준석 7%였다. 일주일 사이 이재명 후보 지지율이 소폭 하락하고, 김문수·이준석 후보 지지율은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이 후보에겐 캐릭터가 강하고 정책이 급진적이란 이미지, 즉 ‘이재명 리스크’가 있다”며 “이 후보가 한동안 중도 보수 쪽으로 움직이면서 안정감을 줬는데 최근 ‘커피 원가 120원’ 발언 논란 등으로 리스크를 다시 키운 것 같다”고 했다.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의 이택수 대표는 “김문수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탈당,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지 선언, 한동훈 전 대표의 지원 유세 등을 통해 보수층을 결집하고 무당층 일부를 흡수하며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는 것 같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이준석 후보와 단일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김문수·이준석 후보 단일화를 가정한 양자 대결 조사에서는 아직 단일 후보 지지율이 3자 구도에서 나타난 김·이 후보의 지지율 합계에 못 미치는 상태다. 두 후보 지지층 모두 상대 후보에 대한 비호감도가 커 어느 한쪽으로 단일화하면 일부가 지지를 거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리서치앤리서치·채널A가 지난 19~20일 실시한 3자 대결 조사에서 김문수(35.4%)·이준석(9.9%) 후보 지지율 합(45.3%)은 이재명 후보(46.1%)와 오차 범위 안이었다. 그런데 양자 대결 조사에서 ‘이재명 대 김문수’는 48.9% 대 39.5%, ‘이재명 대 이준석’은 47.2% 대 31.3%로 나타났다. 김문수·이준석 어느 후보로 단일화하든, 이재명 후보가 오차 범위 밖에서 앞서는 결과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NBS 조사 결과를 보면, 김문수 후보의 핵심 지지층인 60·70대에서 이준석 후보 비호감도가 70% 안팎이고, 이 후보의 핵심 지지층인 20·30대에서는 김 후보에 대한 비호감도가 70% 안팎에 이른다”며 “그렇다 보니 어느 쪽으로 단일화해도 지지층이 온전하게 흡수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단순히 ‘합치면 이긴다’는 식이 아닌 명분 있고 지지자에게 감동을 주는 단일화 방안을 양측이 찾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다만 이준석 후보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모든 여론조사 지표는 이준석으로의 전략적 선택이 이재명 후보를 넘어설 수 있는 유일한 승리 방정식이라는 사실을 증명해 보여주고 있다”면서 국민의힘의 단일화 제안에 응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날 발표된 한국갤럽·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 양자 대결 조사에선 ‘이재명 대 김문수’는 51% 대 41%, ‘이재명 대 이준석’은 50% 대 38%였다. 이 후보는 ‘오늘 선언이 본투표일까지 불가역적인가’라는 질문에 “뒤집을 이유가 없다”면서 양자 대결이나 일반 국민 투표 단일화 방식을 제안할 경우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전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