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선이 2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정치권에선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단일화 성사 가능성이 낮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김·이 후보 지지도를 합해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단일화를 해도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못 주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단일화가 성사되기 어려울 것이란 얘기다.
보수층 일각에서 김·이 후보 단일화를 촉구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두 후보의 지지도가 좀처럼 치고 올라가지 못하는 상황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김문수·이준석 후보 지지도는 이재명 후보에게 두 자릿수 차로 뒤진다. 특히 ‘대안 보수’를 내걸고 출마한 이준석 후보는 지지도 10%의 벽을 좀처럼 뚫지 못하고 한 자릿수에 갇혀 있다. 개혁신당은 토론에 강점이 있는 이 후보 지지도가 후보자 TV 토론을 기점으로 10%를 돌파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지난 18일 1차 TV 토론 이후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 지지도는 눈에 띄는 변화가 없었다.
김·이 후보가 단일화를 하더라도 상승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엠브레인퍼블릭이 지난 18~19일 YTN 의뢰로 진행한 가상 3자 대결에선 이재명 50%, 김문수 36%, 이준석 6%였다. 그런데 가상 양자 대결에선 ‘이재명 대 김문수’가 52% 대 39%, ‘이재명 대 이준석’은 51% 대 25%였다. 김 후보가 단일 후보가 됐을 때 이준석 후보 지지도는 김 후보와 이재명 후보로 나뉘고, 이준석 후보가 단일 후보가 되면 김 후보 지지표 상당 부분을 흡수하지 못한다는 결과다. 김·이 후보가 단일화할 경우 오히려 이재명 후보 득표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2022년 ‘윤석열·안철수 단일화’와 비교해 김·이 후보 단일화 추동력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과거 단일 후보직을 다른 사람에게 내준 정몽준·안철수 후보의 지지도는 두 자릿수이거나 상승세여서 단일화를 통해 상승 효과를 냈다”면서 “반면 지금은 김 후보 지지도가 이재명 후보에게 오차 범위 밖에서 밀리는 데다 이준석 후보 지지도는 한 자릿수여서 단일화 동력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때나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때는 두 후보의 지지도 합이 경쟁 후보보다 높거나 비등했던 것도 지금과 차이가 있다.
정치권에선 오는 23일 있을 2차 TV 토론과 주말 사이의 지지도 변화가 단일화 논의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본다. 이준석 후보는 21일 단일화를 설득하러 간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에게 “2차 TV 토론이 끝날 때쯤엔 변화가 있을 것이고, 지금은 단일화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보수 진영에선 김·이 후보가 단일화를 통해 보수층을 결집하고 ‘비(非)이재명’ 성향 중도층을 흡수하면 이재명 후보 추격의 동력을 확보할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