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송기인 신부가 22일 오후 경남 양산시 소소서원에서 차담을 나누고 있다. / 남강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2일 제주도와 경남 양산을 찾아 유세를 했다. 이 후보는 23일엔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 16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과도 만날 계획이다.

이 후보는 이날 제주 유세에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국가폭력 범죄의 공소시효를 영구히 배제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즉각 서명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국가폭력 범죄는 행위자가 살아있는 한 반드시 형사처벌을 받게 하겠다”면서 “민사 손해배상 소송 소멸시효도 제한해 범죄자가 재산을 물려준 범위 내에선 후손들까지 책임을 지게 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12·3 비상계엄 직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특례법을 추진했지만 최상목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이 재의를 요구해 재표결 끝에 무산됐었다.

이 후보는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수백 명을 백령도 가는 배에 실어 수장시켜서 죽이려고 했다. 5000~1만명을 군 막사에 집어넣고 수류탄을 터뜨려 죽이고, 죽지 않으면 확인 사살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면서 “실제로 그랬을 집단 아니냐”고 했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6·3 대선은 (5·18 민주화운동에 이어) 지난해 발생한 세 번째 4·3 사건을 청산하는 과정”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확실하게 진압하고, 책임을 묻고,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 어떤 권력자도 국민을 배반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또 “국내 주식시장의 불공정성 문제는 6·3 대선이 끝나는 순간에 해결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거론하며 “집권 세력의 의지로 ‘앞으로 걸리면 죽는다. 돈 다 뺏긴다’라고 하면 (주가조작을) 안 할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양산 유세에선 검찰이 서울중앙지법에 문재인 전 대통령을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한 것을 거론하며 “검찰이 제정신인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이 후보는 “(검찰이) 없는 죄를 만들려고 저렇게 극렬하게 난리를 치느냐”면서 “문 전 대통령이 서울까지 수백km를 왔다 갔다 하면서 1박 2일로 재판받게 됐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양산에 살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양산의 한 서점에서 문 전 대통령의 멘토로 꼽히는 송기인 신부를 만났다. 송 신부는 이 후보에게 “대선 선거운동을 보다 보니 다들 경제, 경제 하는데 그것만 한다고 이 나라가 되겠느냐”면서 “도지사 선거도 아니고 은행 이전 같은 지방 공약은 내무부 장관이나 총리가 할 일 아니냐”고 했다. 이 후보는 “안보, 외교 등 큰 문제가 의제가 돼야 하는데 사소한 걸로 너무 다투는 측면이 있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23일 노 전 대통령 추도식 참석 전에 문 전 대통령을 면담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후보는 전날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했다가 논란이 일자 하루 만에 철회한 데 대해 “실무상의 실수 같다”면서 “필요하면 문책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