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배우자 설난영 여사, 딸 동주 씨, 사위가 22일 경기 부천시 부천역마루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22일 나흘 연속으로 수도권 유세를 펼치며 서울·경기 민심 결집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날은 특히 과거 국회의원 3선을 한 지역구인 경기 부천을 찾아 “저를 키워주고 지켜주는 것은 여러분”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는 이날 오후 6시쯤 경기 부천역 앞 광장 유세에서 “저는 여러분이 없다면 정말 별 볼일 없는 사람이다. 오직 여러분의 사랑 덕택에 오늘날의 김문수가 있다”고 했다. 노동운동가 출신인 김 후보는 1994년 국민의힘 전신(前身) 민주자유당에 입당한 뒤 1996년 보수 정당의 ‘험지’인 부천 소사구에서 15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선거 초반 여론조사에선 열세였지만 ‘지옥철, 대통령도 같이 타봅시다’ 같은 서민 어젠다로 새정치국민회의 박지원 후보(현 민주당 의원)를 꺾었고 내리 3선을 했다.

이날 부천 유세엔 김 후보의 아내 설난영씨, 딸 동주씨와 사위까지 나와 지지자들에게 인사했다. 그는 “제 딸이 부천 동여자중학교, 소명여고를 나와 가톨릭대(부천 성심캠퍼스) 사회복지과에 갔다”며 “사위와는 캠퍼스 커플”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겨냥해 “어떤 후보는 방탄조끼를 입고 다닌다”라며 “저를 지켜주시는 것은 방탄조끼가 아닌 바로 여러분”이라고 했다. 그는 시민들에게 큰절을 올리기도 했다. 인근에서 과일가게를 한다는 노년 유권자는 김 후보에게 빨간 운동화를 신겨주기도 했다.

김 후보 가족은 부천 유세에 앞서 경기 광명시에 있는 한 어린이집을 찾아 보육 교사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김 후보 부부는 1980년대 중반 재야 노동운동을 하며 광명과 서울 창신동 등 전국 9곳에 직장 여성을 위한 탁아소를 설립했다. 1982년생인 동주씨도 아버지가 만든 탁아소에 다녔다고 한다. 김문수 후보 캠프 관계자는 “당시는 국내에 탁아소가 도입된 초기”라며 “지금 어린이집의 시초 격”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간담회에서 보육 교사들에 대해 “방학도 별로 없고 근무시간도 길고, 봉급은 너무 적고, 일은 힘든 ’4중고(苦)‘”라며 지역 보육 기관이 어린이집 교사를 예비로 확보하고 있다가, 기존 교사가 휴가나 병가를 쓸 때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어 “국가가 책임지고 아이들을 키워주고 (아이를) 학원을 안 보내도 되도록, 공교육이 늘봄학교처럼 (아이를) 다 봐주고, 엄마가 걱정을 덜 하고도 (아이를) 낳고 기를 수 있게 하는 게 제 목표”라고 했다. 늘봄학교는 초등학교가 정규 수업 시간 전후로 운영하는 교육 돌봄 프로그램이다. 설씨는 교사들에게 “엄마들이 안심할 수 있게 아이들에게 사랑과 애정을 갖고 잘 키워달라”고 했다.

김 후보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경제 5단체장과의 간담회에선 “정부가 경제를 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경제를 하고 정부는 도와드리는 역할”이라며 “대통령이 되면 대통령실 안에 기업의 각종 민원을 전담하는 담당 수석을 두겠다”고 했다. 대한의사협회를 방문한 자리에선 의정 갈등이 장기화한 데 대해 “(윤석열 정부) 국무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제가 대통령이 되면 의료 정책을 의사 선생님들의 말씀을 듣고 하겠다. (정부가) 안 듣고 일방적으로 하는 건 옳지도 않고 민주주의 원리에 어긋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