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를 관람하려고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점을 찾아 영화를 공동 기획·제작한 이영돈(왼쪽) PD와 전한길(오른쪽) 전 한국사 강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뉴시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주요 선거 결과가 조작됐다고 주장하는 영화를 관람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달 4일 헌법재판소에서 파면돼 서울 서초동 사저로 거처를 옮긴 후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재판 출석을 제외하곤 공개적인 대외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날은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극장을 찾았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한 영화관을 찾아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를 관람했다. 이 영화를 기획·제작한 이영돈 PD와 한국사 강사 출신 전한길씨와 함께 영화를 봤다. 1시간 48분짜리인 이 영화는 지난해 4·10 총선을 비롯한 최근 치러진 국내 주요 선거에서 사전 투표가 부실하게 관리됐고, 개표 결과를 전산으로 집계하는 과정에서 결과가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씨는 윤 전 대통령을 자기가 초대했다고 밝혔다. 전씨는 “윤 전 대통령은 ‘탄핵을 반대했던 청년들에게 용기를 주고자 영화를 보러 온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그가 극장에 도착해 상영관으로 걸어 들어가는 동안 ‘윤석열’을 외쳤다. 윤 전 대통령은 영화를 관람하다가 부정선거에 관한 설명이 나오는 대목에서 손뼉을 쳤고, 영화가 끝나자 지지자들과 악수를 하고 떠났다. 이영돈 PD는 윤 전 대통령이 “컴퓨터 등 전자 기기 없이, 대만이나 독일이 하는 투명한 방식으로 선거가 치러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윤 전 대통령의 영화 관람에 대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이 영화를 보는 것이 적절한지 안 적절한지에 대해선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도 “선관위가 불신을 받는 경우가 있다. 부정선거 의혹을 일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김문수 후보가 부정선거 음모론과 단호히 절연한다고 선언해 줄 것을 요청한다”며 “부정선거 음모론과 단호하게 선 긋지 못하면 이길 수 없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그 선거 시스템으로 본인이 선거에서 이겼는데, 부정선거라고 하면 어떻게 되는 것인가. 잘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