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1일 “나랏빚이 1000조원이 넘었다는 둥 이런 소리를 하면서 절대 나라가 빚을 지면 안 된다는 무식한 소리를 하는 사람이 있다”며 “이럴 때 정부가 돈을 안 쓰면 대체 언제 쓸 거냐. 부채 비율 1000조 넘었다고 그렇게 비난하는 것에 절대 속으면 안 된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인천 지역 유세 연설에서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선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정책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는 “우리나라 1년 국내총생산(GDP)이 2600조원인데 (빚이) 1000조원이면 국가 부채는 50%가 안 된다”며 “다른 나라는 다 국가 부채가 110%, 일본은 220%”라고 했다. 이 후보는 “코로나 때 다른 나라는 빚을 지면서 국민을 지원했는데 우리나라는 국민에게 공짜로 주면 안 된다는 희한한 생각 때문에 돈을 빌려만 줬다”며 “다 빚쟁이 되고 가게 문 닫고 망했다. 국가 부채가 48%, 그런데 50% 미만이면 누가 상 주나”라고 했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이게 왜 이런지 아느냐”라며 “이 정책을 결정하는 사람들, 국가 부채 갖고 (빚을 더 늘리면 안 된다는) 그런 주장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서민이나 대중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다 힘센 사람들, 주요 보수 언론, 힘센 경제 관료들, 대기업 임원 이런 사람들”이라며 “그들은 시민들에게 재정 지출이 줄면 자기들한테 오는 몫이 크다는 걸 알고 있다”고 했다.
이 후보는 “국채를 발행해서라도 내수 진작 방안을 찾아야 한다. 새 정부가 국채 발행한다고 비난하면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이런 얘기 하면 또 뻔하게 퍼주기 하려고 한다고 할 거다”라며 “정부가 쓰는 돈이 정부 권력자 개인 돈이냐, 다 우리가 낸 세금인데 왜 국민에게 지원하는 돈은 낭비고 그들이 온갖 이권 사업으로 먹는 건 투자라고 하냐”고 했다.
이 후보는 이른바 ‘호텔 경제학’ 논란에 대해서도 “10만원 돈이 10바퀴 돌면 100만원이 되는 것이고 경제가 활성화된다”며 “그 얘기를 설명했더니 이상하게 꼬아서, 못 알아들은 것이면 바보이고 곡해하는 것이면 나쁜 사람들”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정부 재정의 역할을 강조하며 ‘호텔 경제학’ 이야기를 해왔다. 호텔에 한 여행객이 10만원 예약금을 걸어두기만 해도 이 돈이 돌며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고, 여행객이 나중에 예약 취소로 예약금을 되돌려받아 가도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제학계에서는 “경제학의 기본 원리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고, 온라인상에서는 ‘무한 동력 경제’라며 이 후보의 주장을 풍자하는 각종 밈(유행 콘텐츠)이 급속도로 확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