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대선 후보들이 18일 첫 TV 토론회를 했다. 이날 밤 8시부터 서울 상암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경제 분야 토론에서 후보들은 경제 활성화와 관련한 처방을 내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 “추경을 해야 한다”고 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규제를 없애 일자리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이공계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했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증세로 불평등을 갈아엎겠다”고 했다. 2시간 동안 진행된 토론에선 현재 여론조사상 가장 앞서 있는 이재명 후보에게 다른 후보들의 질문 등 공세가 집중됐다.
이재명 후보는 토론에서 “곧바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추경을 해서 서민·내수 경제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장기적으로는 AI(인공지능)를 포함한 첨단 기술 산업, 재생에너지 산업, 문화 산업 등을 육성해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 내고 그 속에서 공평한 성장의 기회를 만들겠다”고 했다.
김문수 후보는 “기업이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규제를 완전히 판갈이하겠다”고 했다. 김 후보는 “AI 시대의 전력과 인프라 확충을 위해 원전 산업 생태계를 회복하고, 원전을 더 활용해 전기 요금을 대폭 낮추겠다”며 “소상공인의 채무를 조정하고 금융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이준석 후보는 “지역 경제 현실에 맞게 최저임금을 자율 조정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어 자영업자의 숨통을 틔우겠다”며 “돈 풀기가 아닌 교육과 생산성으로 대한민국을 다시 성장시키겠다”고 했다. 권영국 후보는 “해답은 부자 감세가 아닌 부자 증세”라며 “쌓인 부가 위에서 아래로 흐르게 하고 불평등을 갈아엎겠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불법 파업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권을 제한하는 ‘노란봉투법’을 ‘대통령이 되면 밀어붙일 생각이냐’는 김문수 후보 물음에 “당연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기존 헌법과 민법에 안 맞는 법이다. 무리하게 밀어붙이면 우리나라에서 기업을 할 수 있겠나”라고 했다.
이재명 후보는 남는 쌀 매입에 세금 수조 원을 쓰는 양곡관리법 제정 방침을 거듭 밝히고 “쌀값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게 장기적으로 자급도를 올리는 길”이라며 “쌀 과잉생산을 막기 위해 대체 작물 지원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가 AI에 100조를 투자하겠다고 해놓고 매년 5조~15조원에 달하는 농촌 기본소득(농어촌 주민 수당) 도입을 공약했다는 공방도 있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전면적으로 한다고 하지 않았다. 예를 들면 인구 소멸 위기가 큰 지역 중심으로 순차적으로 한다고 하지 않나”라고 했다.
이재명 후보는 “재생에너지 관련 산업을 대대적으로 신속히 키우겠다”며 “원전은 위험하고 지속성 문제가 있다. 원전을 활용하되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전환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문수 후보는 “원전 현장에 가봤느냐. 우리나라는 핵폭탄이 떨어져도 안전한 원전을 만드는 선진 강국”이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처럼 영화 하나 보고 원전 위험하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이 후보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왜 났나. 영원히 안전할 것이다 어떻게 보장하나”라고 했다.
이준석 후보는 민주당이 이재명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과 관련해 허위 사실 공표죄 조항 개정을 추진하는 걸 비판했다. 이 법이 개정되면 이재명 후보는 면소(免訴) 판결을 받게 된다. 이에 대해 이재명 후보는 “행위에 대한 발언이 있으면 처벌하는 건 전 세계적으로 찾기 어려운 제도”라고 했다. 법을 개정하는 게 맞다는 주장이다.
이재명 후보는 주 4.5일제 공약과 관련해 “임금 감소 없이 4.5일제로 가야 되고 앞으로 점진적으로 타협을 통해 나아가야 한다. 방향을 얘기한 것”이라고 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는 ‘어떻게’가 빠져 있고 ‘이렇게 저렇게 하겠다’ 얘기만 한다. 원래 사람이 어려울 때 사이비 종교가 다가오는 것처럼 가장 위험한 형태의 사람”이라고 했다.
권영국 후보는 이재명 후보에게 “차별금지법 제정에 동의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 후보는 “방향은 맞다고 보지만 새롭게 논쟁, 갈등이 심화되면 지금 당장 해야 될 일들을 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 후보는 김문수 후보에게 “대한민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이 된 데 대해, 윤석열 정권 주무 장관으로서 책임감을 느끼냐”고 했다. 김 후보는 “매우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이 후보 책임도 매우 크다. 우리가 뭘 하려고 하면 전부 반대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