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개시 후 첫 주말인 이날 광주와 전남 나주에서 유세를 하며 “이순신 장군이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호남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도 찾아 참배를 했다. 민주당은 광주 유세에 경찰 추산 6000명, 주최측 추산 2만명이 모였다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7일 전남 나주시 금성관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 일정으로 호남 현장 유세에 나선 이 후보는 이날 “길고 긴 참혹한 군사 정권도 수백 명이 억울하게 죽어갔지만 결국 5·18 민주화운동으로 끝장냈다”며 “촛불 혁명에 이어 빛의 혁명으로 이 폭력적이고 시대착오적인 정권을 끝장낸 것도 결국 호남 정신”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지난달 전남 담양군수 보궐 선거에서 조국혁신당에 패한 것도 거론하며 “이게 호남의 위대함으로,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잘못하면 언제든 징치한다”며 “호남에 민주당은 언제나 두려움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제가 텃밭이라고 하지 말라고 했다. 앞으로 당의 주요 당직자와 의원들은 그런 말을 쓰지 않을 것”이라며 “무슨 텃밭이냐. 살아있는 죽비다. 앞으로 잘 모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양손을 입 옆에 모으고는 “얼마 전 어떤 분이 ‘저도 호남 사람입니다, 우리 서로 사랑해요’라고 하는 것을 듣고 소름이 돋았다”며 “저걸 듣는 깨어있는 호남인들이 얼마나 수치스럽고 자존심 상했을까”라고도 했다.

대선 출마를 포기한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출마 선언 직후였던 지난 2일 5·18 민주 묘지를 참배하려다 시민단체에 가로막히자 한 말을 에둘러 언급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7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았다. /연합뉴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이 후보는 방명록에 “함께 사는 세상, 5월 광주정신으로 빛의 혁명을 완수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 후보는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광장 유세에서 “광주를 인공지능 중심 도시로 확실하게 지원해서 대한민국 최고 인공지능 도시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또 광주공항 이전과 관련해 “저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주시면 제가 직접 관리해서 깔끔하게 정리하겠다”며 “그 자리 땅이 좋은 모양인데, 그 자리에 아파트·상가만 만들어선 안 된다. 기업 연구시설, 교육시설, 광주 시민이 먹고 살 수 있는 터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대형 화재를 의식해 유세 현장 퍼포먼스 톤을 조절했다. 이재명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소방 당국은 신속한 진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모든 가용 수단을 동원하고, 무엇보다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이중 삼중의 안전 조치를 강구해 주길 바란다”며 “화재로 발생한 다량의 유해 물질로 인해 발생하는 주민 건강 문제와 주변 지역 피해에 대해서도 중앙과 지방이 협력해 피해 복구와 지원에 만전을 기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