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선 공식 선거운동 나흘째를 맞은 1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민주당의 ‘텃밭’ 전남을 찾았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서울과 수도권 일대를 돌며 공약 발표에 집중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영호남 경계 지역인 경남 하동군 화개장터에서 광주·대구 출신 청년들과 간담회를 하며 국민 통합을 강조했고, 이후 전남 광양·여수·순천·목포를 방문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을 탈당한 김상욱 의원이 자신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우리 당에 입당해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경선에서 탈락한 후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탈당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에 대해서도 “‘차라리 민주당으로 갔더라면’ 하는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전남 광양 유세에선 “대통령은 왕, 지배자, 통치자가 아니라 심부름꾼, 대리인, 일꾼”이라며 “자기 위치를 착각한 자가 윤모 전 대통령이다. 영원히 왕 노릇 하려 해서 한 게 계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 보복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누가 ‘너 대통령이 되면 누가 그랬던 것처럼 다른 사람 괴롭힐 거지, 무서워’라고 하더라”라며 “그들은 그렇게 했을 수 있지만 내 인생은 짧고, 집권 기간은 더 짧고, 할 일은 산더미다. 정치 보복 걱정 말라고 꼭 전해 달라”고 했다. 이 후보는 순천 유세에선 “다음 정부 이름은 어떻게 지을까 많이들 고민하고 계신데, 저는 ‘국민 주권 정부’라 생각한다”고 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이날 서울과 수도권 일대에서 유세를 하고 공약 알리기에 주력했다. 김 후보는 오전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에서 출근길 유세를 한 뒤,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조찬 강연회에 참석해 기업인들을 만났다. 그는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 “반드시 이런 악법이 여러분을 더 이상 괴롭히지 못하도록 고치겠다”며 법 개정 의지를 밝혔다. 이후 스승의날을 맞아 대한민국교원조합에서 정책 제안서를 받은 뒤 교육감 선출 방식을 주민 직선제에서 ‘시·도지사 러닝메이트제’ 또는 ‘광역단체장 임명제’로 변경하는 공약을 발표했다.

김 후보는 오후엔 조셉 윤 주한 미국 대사 대리와 만나 한미 동맹 강화 및 북핵 문제, 통상 문제 등을 논의했다. 김 후보는 “복잡한 국제 정세 속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애써오신 조셉 윤 대사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고 김재원 비서실장이 전했다. 김 후보는 과거 민주화 운동과 노동운동을 할 때 ‘반미(反美)’를 했지만, 소련 등 동구권 공산주의 붕괴 후 사상적 전향을 통해 한미 동맹주의자로 변모한 과정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이날 이재명 후보가 기자협회가 추진하는 TV 합동 토론을 거부한 것과 관련해 “깜깜이 선거를 하려는 것 아니냐”며 “자신의 공약과 정책을 어필할 수 있는 토론을 회피하는 것은 침대 축구를 하나의 전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김문수 후보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재판관 전원일치 탄핵 결정을 비판한 것과 관련해 “입을 열 때마다 보수 궤멸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며 “보수 전체를 위해 그만 (후보직을) 내려놓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