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서 DJ 상징 인동초 받은 이재명… 대법서 "사법부 독립" 외친 김문수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5일 전남 목포시에서 열린 유세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인동초를 선물받은 뒤 들어 올리고 있다(왼쪽 사진).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이날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앞에서 조희대 대법원장 특검 법안 처리에 나선 민주당 규탄 대회를 열고 "공산주의 국가에서도 없던 일"이라고 했다. /뉴스1·장련성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해 “세계 역사상 유례없는 독재자”라고 했다. 민주당이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사건의 근거 조항을 일부 삭제하는 법안을 처리하고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특검 법안을 상정한 것을 ‘독재’라고 비판한 것이다. 김 후보는 이날 오후에 대선 유세 일정을 잠시 멈추고 권성동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와 대법원 청사를 찾아 “범죄자(이 후보)가 법관을 협박하고 있다”며 규탄 대회도 열었다. 반면 이 후보는 연이틀 “대법원이 깨끗해야 한다”며 사법부를 거듭 압박했다.

김 후보는 이날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이재명을 수사한 검사가 탄핵이 된다. 이재명을 감사한 사람은 감사원장도 탄핵이다. 이재명을 (유죄) 판결한 대법원장도 다 탄핵하겠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청문회에 대법원장을 불러내려고 할 뿐 아니라 어제 법사위에서 ‘이재명 면소법’인 선거법 개정안을 날치기 통과했다”고 했다. 김 후보는 “세계 역사상 이런 독재자가 있었나”라며 “국기 문란 행위이기 때문에 의병이 되는 심정으로 반드시 바로잡아야 된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李, 유세장서 “사법부를 개혁”… 金, 대법 앞서 “범죄자가 법관 협박”

민주당은 전날 국회 법사위에서 선거법상 허위 사실 공표죄 조항 요건 중에서 이 후보가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행위’ 부분을 삭제하는 선거법 개정안을 단독 처리했다. 이 후보는 지난 대선 때 ‘고(故) 김문기씨와 동반 골프’ ‘백현동 부지 용도 변경’ 등 자기 행위와 관련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 1일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 판결을 받았다. 만약 민주당이 선거법 개정안을 본회의에서 처리하고 이 후보가 당선돼 국무회의에서 이 법안을 공포하면 파기환송심에서 면소(免訴) 판결을 받게 된다. 법조계에선 “자기 범죄를 자기가 처벌받지 않게 하는 ‘셀프 면소’”란 지적이 제기됐다.

그래픽=김현국

민주당은 또 현재 14명인 대법관 수를 30명 또는 100명까지 증원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 대법원 판결에 대해서도 헌법 소원을 제기할 수 있게 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도 법사위에 상정했다. 집권하면 대법관과 헌법재판관들을 추가로 임명해 자기들에게 유리한 판결이 나오도록 하거나 사실상 ‘4심제’를 도입해 대법원을 옥죄려는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은 이 후보에게 유죄 취지 판결을 빨리 내렸다는 이유로 조희대 대법원장을 수사 대상으로 한 특검 법안도 법사위에 상정했다.

민주당은 지난 7일엔 형사 피고인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재판을 정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도 법사위에서 처리했다. 현직 대통령의 형사 불소추 특권을 규정한 헌법 84조와 관련해 대통령이 되기 전 기소돼 진행 중인 재판도 정지되는지를 두고 법조계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법률로 재판이 정지되도록 규정하겠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8개 사건(선거법·대장동·위례신도시·백현동·성남FC·대북 송금·위증 교사·법인카드 유용) 12개 혐의로 5건의 재판을 받고 있다. 그런데 이 후보가 집권해 형사소송법 개정안 시행에 들어가면 그의 모든 형사재판은 재판이 정지된다. 이 후보는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선거법 사건에서 당선 무효형(벌금 100만원 이상)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과 법조계에선 민주당이 형사소송법은 물론 선거법까지 개정하려는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이와 관련, 김문수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 앞에서 ‘사법부 수호 및 민주당 규탄 대회’를 열었다. 김 후보는 “범죄자가 법관을 협박·공갈하고, 불러서 청문회 하고, 특검 하고, 탄핵하는 이런 해괴망측한 일을 들어본 적이 있었는가”라며 “범죄자가 자기를 처벌하지 못하도록 법 자체를 고치는 일이 세계 어느 나라 역사에 있었는가”라고 했다. 김용태 신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민주당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 11조의 원칙을 ‘이재명만 빼고’로 바꾸려 한다”며 “입법으로 사법을 뒤엎겠다는 민주당을 국민의 이름으로 심판해달라”고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이제 전과 5범이 될 사람(이 후보)이 본인을 무죄로 만들기 위해 사법부와 헌법을 살해하고 있다”며 “조희대 대법원장과 전국 법관들은 사법부의 독립성을 꿋꿋이 지켜달라”고 했다.

이 후보 측 이석연 공동선대위원장도 이날 CBS 라디오에서 “대법원장에 대한 특검법, 탄핵, 청문회는 하나의 정치 공세로 보고 처음부터 안 나올 줄 알았다”며 “그렇게 안 해도 국민은 판단하고 있고 또 다른 헌법 정신에 의해서 하기 때문에 그런 면은 저는 자제하기를 바라고 또 그렇게 조언을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재명 후보는 이날 경남 하동군 유세에서 “민주공화국의 인권과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가 사법부”라며 “사법부의 최고 책임이 바로 대법원이다. 깨끗해야 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깨끗한 손으로 해야 한다”며 “(사법부) 개혁은 당에서 적절히 잘할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전날 경남 창원 유세에서도 “내란 수괴뿐만 아니라 지금도 숨어서 끊임없이 2·3차 내란을 일으키려는 자들을 다 찾아내서 법정에 세워야 한다”며 “그리고 그 법정은 깨끗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민주당에선 강경파를 중심으로 “대선 이후 법원이 어떻게 나올지 모른다”면서 6·3 대선 전 국회 본회의를 소집해 선거법 개정안 등을 모두 처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