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61) 더불어민주당 상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15일 본지 인터뷰에서 “남은 선거운동 기간에 이재명 후보와 다른 후보 간 지지도 격차가 좁혀지겠지만 대선 결과는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이 후보는 민주당 최초의 TK(대구·경북) 출신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 안동이 고향인 이 후보는 지난 12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자 대구·경북 지역을 찾아 유세를 시작했다. 이 후보는 지난 대선 때 이 지역에서 20%대 초반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이번에는 30% 득표율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 후보는 당대표 시절 일주일에 사흘 재판을 나가면서도 당을 장악했는데, 집권한 뒤 재판을 안 받으면 잠도 안 자고 일을 어마어마하게 잘할 거다. 정치권에서 ‘공무원들 이제 다 죽었다’는 농담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이데올로기나 거시 담론보다 구체적인 성과를 내는 게 최고라는 생각으로 일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이 후보가 ‘민주당이 집권하더라도 정치 보복은 하지 않겠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서는 “천년 만년 집권할 것도 아닌데 나중에 부메랑 맞을 짓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대법원이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것과 관련해선 “정상적이라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특검 법안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조 대법원장이 잘못했고 원칙대로라면 물러나는 것이 맞다”면서 “다만 지금은 선거 국면이고 국민 생각도 갈라져 있어 사법부에 스스로 자정할 시간을 주면서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대선 판세를 어떻게 보나.

“현재 이 후보 지지도가 50% 안팎인데 ‘천장’에 다다른 것이 맞다고 본다. 지금 2위 후보와 20%포인트 안팎의 지지도 차를 보이고 있지만 선거가 다가올수록 좁혀질 수도 있다. 다만 민심의 대세는 정권 교체다. 이번 조기 대선의 성격도 ‘내란 세력 심판’ 선거다.”

−이 후보에게 남은 변수가 있다면 뭔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그래도 미래는 우리에게 맡기는 게 낫다’는 경쟁력을 보여주면 변수가 생길 것이다. 그런데 김 후보는 내란 세력의 일원으로 ‘심판 대상’이라는 위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래’에 대한 유권자 기대 측면에서 이 후보를 앞서지 못한다.”

−김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단일화할 가능성은 어떻게 보나.

“이준석 후보가 끝까지 제3세력으로 갈 수 있을까. 제3지대로 나올 때부터 ‘전략적인 (보수) 회귀’를 목표로 두고 있었다고 본다. 하지만 (단일화해도) 강한 결집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여론조사상 이재명 후보의 대구·경북 지지도가 30% 안팎을 기록 중인데.

“이번 선거는 TK 목장의 혈투다. 이 후보가 이 지역에서 1등은 못 해도 역대 민주당 후보 중 이 지역 득표 상승률이 1등을 할 가능성이 크다.”

−이 후보는 “민주당은 중도·보수 정당”이라고 했는데.

“이 후보는 선거 전술 차원에서가 아니라 민주당이 중도·보수로 외연을 넓혀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1997년 대선 때 민주당의 승리를 가져온 DJP(김대중·김종필) 연합 때와 비슷한 측면이 있다.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이 김종필·박태준을 끌어들인 게 아니라, 김종필·박태준이란 보수 진영의 거두가 정권 교체에 나선 김대중과 손을 잡은 것이다. 애국적 보수 인사라면 그때와 같은 합리적이고 애국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1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재명 후보가 민주당 최초의 TK(대구·경북)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상당히 일 잘하는 대통령이 될 거라고 본다”고 했다./장련성 기자

−옆에서 지켜본 이 후보는 어떤 사람인가.

“검찰의 수사와 압박으로 이 후보 이미지가 조작돼 있다고 본다. 이 후보는 합리적이고 실용적이고 유쾌한 토론가다. 기본적으로 쾌활함을 갖고 있다. 어릴 때 어려운 가정 형편이었고 검찰 수사까지 받았으면 좀 짓눌려 있을 수도 있는데 이재명의 얼굴은 웃고 있거나 짓궂은 장난기, 또는 진지한 토론가의 모습 중 하나를 띠고 있다. 또 작년 1월 부산에서 흉기 테러를 당한 이후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 같다. 안정감이 생겼다.”

김 위원장은 “너무 띄워주는 것 같지만 3년 전 대선 나왔을 때보다 인물도 좀 나아졌다”며 웃었다.

−이 후보가 집권하면 입법·행정·사법부를 틀어쥔 거대 권력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데.

“삼권분립이 안 돼 있어서 ‘윤석열 쿠데타’가 일어났나. 지금 시대정신은 ‘국민 주권 시대’다. 한국 사회의 문제는 기득권 카르텔로 인한 것이다. 권력을 어떻게 국민에게 나누느냐가 중요하다. 개헌도 권력을 분산하고 그 권력을 국민에게 나누는 쪽으로 이뤄져야 한다.”

−민주당이 이 후보 형사재판을 정지시키는 법 개정을 추진 중인데.

“헌법 84조만으로도 대통령에 당선되면 형사재판은 정지된다고 보는 게 헌법학계 다수설이다. 그래서 사실 법 개정도 필요 없다. 하지만 자꾸 시비를 거니까 좀 더 명료하게 하는 차원에서 법을 개정해 헌법 취지를 재확인하려는 것이다.”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소추를 추진하고 특검 법안까지 발의한 건 지나치다는 비판이 있는데.

“이 후보가 명확하게 입장을 밝힌 적은 없지 않나. 사법부가 스스로 자정할 시간을 준 측면이 있다.”

−보수층 일각에선 이 후보 집권을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는데.

“이 후보가 ‘인생하고 정치는 원할 때 원하는 걸 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평생 남북 평화와 복지국가를 꿈꿨지만 막상 권력을 잡은 건 IMF 외환 위기 때였다. 2년 동안 보수 세력과 손잡고 IMF를 극복했다. 이재명도 마찬가지다. 평생 기본 사회 구현을 바랐지만 지금은 경제가 바닥이라 할 수 있겠나. 재원도 부족하다. 당장은 성장과 회복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진보 세력도 여기에 시비를 걸 수 없을 것이다.”

−이 후보 공약이 추상적이란 지적도 나오는데.

“이번 선거는 정책에 대한 관심이 적다. 하지만 우리가 준비한 정책이 많다. 차차 공개할 거다. 윤석열 정부의 잘못된 감세에 대한 최소한의 원상 회복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경제가 너무 어렵기 때문에 증세는 가장 마지막 수단이다.”

−이 후보는 ‘정치 보복을 안 하겠다’고 하는데.

“할 이유가 없다. 본인이 (정치 보복을) 징그럽게 당했는데 뭐 하러 하나.”

-민주당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국민의힘 탈당을 요구하는 이유가 뭔가.

“선거 유불리를 따지면 윤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을 탈당 안 하는 게 우리에게 좋을 수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도 정상적인 정당으로 가야 나라에 좋다.”

☞김민석은

1964년 서울에서 태어났고 대학 시절 서울대 총학생회장을 맡아 학생 운동을 주도했다. 32세이던 1996년 15대 총선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끄는 새정치국민회의 후보로 서울 영등포을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현재 4선(15·16·21·22대) 의원이다. 2022년 대선 직후 이재명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오른 뒤 민주당 정책위의장을 맡았고,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에선 최다 득표로 당선됐다. 민주당의 신(新)친명계 대표 인사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