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14일 경남 사천시에 위치한 항공정비업체 한국항공서비스를 방문해 산림청헬기 조종석에 탑승해 엄지를 들어보이고 있다./김지호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14일 경남 지역 유세에 나서 항공·우주·원자력 관련 산업 지원을 약속했다. 김 후보는 “일자리도, 소득도 많아지고 졸업생 취직도 잘되는 경남을 만들 수 있도록 경제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김 후보는 지난 12일 공식 선거운동 시작 후 사흘 연속 영남 지역에서 유세를 이어갔다.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한 부산·경남·울산 등 이른바 ‘낙동강 벨트’ 지역을 단단히 다져놓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추격에 나서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8시 경남 진주중앙시장을 찾아 큰절을 하며 거리 유세를 시작했다. 김 후보는 연설에서 “항공·우주 기술, 산업 부문을 확실하게 세계 제일로 키워내자”고 했다. 김 후보는 “포스코 제철부터 자동차·조선·K방산을 다 만들어 낸 분이 박정희 전 대통령인데 과학자가 아니지만 과학기술의 소중함을 알고 세계 최고의 전문가들을 길러냈다. 저도 과학기술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항공·우주·조선·자동차·방산 관련 기업이 집중된 경남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김 후보는 경남 사천에 있는 우주항공청을 방문해서는 “(우주항공청 예산 규모인) 1조원도 안 되는 예산 가지고 세계 5대 우주항공 강국이 될 수 있겠나”라며 “(예산이) 10조원은 돼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4일 오후 경남 양산시 통도사를 방문해 대웅전앞에서 큰스님들과 합장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지호 기자

이후 김 후보는 항공 정비 업체인 한국항공서비스 공장을 둘러보고 임직원들과 함께 점심을 했다. 김 후보는 창원으로 이동해선 두산에너빌리티를 찾아 원전 수출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김 후보는 밀양 거리 유세에서 “수도권에 있던 기업이 밀양 등 지방으로 올 경우 법인세, 양도세, 상속세 등 각종 세금을 과감하게 확 깎아주겠다”며 “지방은 인구가 자꾸 줄어든다. (기업 등에 대한) 불필요한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주는 행정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는) ‘내가 검사다’ 이런 거짓말을 했는데, 김문수는 죽을지언정 거짓말 절대 안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정책총괄본부는 이날 우주·과학 기술인 연구 지원 방안을 담은 공약을 발표했다. 국가 예산 지출의 5%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과학기술인의 지위·처우·권리 보장 등을 규정한 ‘과학기술기본법’ 제정 등을 공약에 담았다. 국민의힘은 또 국가 전략 기술 R&D 예산을 5년 내 10조원 규모로 확대하고 ‘AI(인공지능)·과학기술·정보통신 담당 부총리’, ‘과학 특임 대사’ 등도 신설하겠다고 했다.

김 후보가 경남 지역에 대한 대규모 지원 방안을 공약하고 나온 것은 ‘낙동강 벨트’로 불리는 이 지역을 사수하지 않으면 이재명 후보를 이기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 지역은 국민의힘에 최후의 방어선이자 반격을 위한 교두보라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작년 4월 총선 때 40석이 걸린 부산·경남에서 34석(부산 17석, 울산 4석, 경남 13석)을 얻었다. 국민의힘은 낙동강 벨트에서 승리해 개헌 저지선(101석) 붕괴를 막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