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4일 부산을 찾아 해양수산부와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의 부산 이전, 북극항로 거점 도시 육성 등을 약속했다. 대신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이날 이 후보는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참배한 뒤 열린 거리 유세에서 “국가기관을 여기저기 찢어놓으면 업무 효율이 떨어진다. 회의와 보고가 필요한 기관은 분산시켜선 안 된다”고 했다. 대신 ”예외적으로 해양수산부만큼은 부산으로 이전시키겠다. 업무 대부분이 해양 수산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산업은행 이전과 관련해서는 “산업은행이 부산으로 이전하면 좋지만 세상일이라는 것이 한쪽이 원한다고 일방적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이면 윤석열 전 대통령 3년 동안 말만 해놓고 뭘 했나.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HMM 본사의 부산 이전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조선 산업은 워낙 잘 돼 있으나 조금 더 지원·조정하면 된다”며 “가장 큰 해운회사가 HMM이라고 한다. 그 회사도 부산으로 옮기겠다”고 했다. 부산 지역에서 제기된 HMM 본사 유치 요구에 답한 것이다. HMM은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지만 본사는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하고 있다.
이날 유세 현장에는 HMM 노조위원장과 한국해양대 학생 등이 참여해 관련 정책 공약을 함께 발표하기도 했다. 주요 내용은 ‘해양수도 부산 실현을 위한 해운·항만 거점화 추진’ ‘해수부 및 관련 공공기관의 단계적 부산 이전’ ‘부산 해사법원 신설 추진’ ‘청년 해양인재 육성 및 지역 정착 여건 조성’ 등이다.
이 후보는 “10년 후인 2035년은 순식간에 온다. 북극 항로에 대한 지배권과 영향력이 엄청나게 중요하기 때문에 인프라도 구축해야 하고 앞뒤 연관 산업들도 함께 발굴해서 발전시켜 놔야 한다.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기회를 놓치게 된다”고 했다.
이후 유세 장소를 창원으로 옮긴 이 후보는 이순신 장군을 언급하며 “극렬히 전투하다 위험 감수하고 사망하셨다. 현대적으로 해석해보면 죽으려고 일부러 그러신 게 아닐까 한다. 전쟁이 끝나고 다시 돌아왔을 때 자신의 운명을 생각한 것이 아닐까”라고 했다. 또 “정적 다 죽여야지, 그게 가능한가? 존재를 인정해야지. 공존해야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