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4일 부산시 부산진구 서면젊음의거리에서 열린 부산유세에서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등을 약속한 뒤 손가락을 걸어 보이고 있다. /남강호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셋째 날인 14일 부산과 경남 창원·통영·거제를 찾았다. 이 후보는 이날 조선·제조업·해운 중심지인 이른바 ‘동남권 벨트’를 돌면서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조선업 경쟁력 강화 등을 공약했다. 지난 대선 때 0.73%포인트 득표율 차로 낙선한 이 후보는 부산·경남 지역에선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20%포인트가량 뒤졌다. 그런 이 후보는 이날 “박빙의 승부를 하게 될 것”이라며 “한 분이 세 표씩 확보해 달라”고 했다. 이 후보가 부산·울산·경남 지역 득표율을 최대한 끌어올려 압승을 이끌어내려는 것 같다는 말이 나왔다.

이 후보는 이날 부산 서면 유세에서 “부산으로 산업은행을 이전하는 걸 부산 시민이 원한다는데 제가 불가능한 약속을 속여서 하겠느냐”고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대선 때 공약한 산업은행 부산 이전이 어렵다는 취지다. 이 후보는 대신 “해수부를 부산으로 옮기겠다”고 했다. 또 “대한민국의 가장 큰 해운 회사인 HMM도 부산으로 옮겨 오도록 하겠다”며 “민간 회사라 쉽지 않지만 정부 출자 지원이 있기 때문에 마음먹으면 불가능은 아니다. 일단 HMM 직원들이 동의했다”고 했다.

이 후보는 ‘북극 항로 개척’ 등도 공약했다. 그는 “미국이 ‘그린란드를 사겠다, 안 되면 군사적으로 점령해 버리겠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다”며 “북극 항로에 대한 지배권과 영향력이 엄청나게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거제에선 “부·울·경은 북극 항로를 중심으로 한 메가시티를 만들어 새로운 성장 발전 축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민주당 험지로 꼽히는 부산·경남(PK) 지역 유세에 나선 14일 부산 부산진구 서면에서 권기흥 에이치라인해운해상직원노조 위원장과 해양수도 부산 협약서에 서명한 뒤 들어보이고 있다. /남강호기자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K조선업으로 해양 강국을 만들겠다”며 “스마트·친환경 미래 선박 시장을 선점하고, 중소 조선사의 경쟁력을 키우겠다”고 했다. 그는 통영에선 “조선업은 그런대로 견딜 만하다는데 석유·화학 산업 등이 다 나빠진다. 대한민국을 이끈 산업단지 벨트가 위기”라며 “비상한 각오로 정부가 이 산업들을 다시 일으켜야 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15일엔 전남 광양·순천·목포 유세를 이어간다. 민주당은 이날 유세한 부산·경남 지역을 포함해 이 지역을 ‘이순신의 길’이라고 이름 붙이며 “이순신 장군처럼 국난을 극복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통영·거제에서 “똑같은 조선 수군과 배를 가지고 원균은 패전을, 이순신은 승전을 거듭했다”며 “한 사람의 유능한 리더가 세상을 흥하게도, 망하게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지지자들을 향해 “절박한 심정으로 한 분이 세 표씩 확보해 달라”고 했다. 그는 “결국은 아주 박빙의 승부를 하게 될 거라는 게 저의 예상”이라며 “우리의 목표는 압도적 승리가 아니라 반드시 승리”라고 했다. 그는 “많이 이긴다느니, 그런 소리 절대 하지 마시라. 반드시 한 표라도 이겨야 하는 절박한 선거”라고 했다.

이 후보는 거제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을 두고 “위대한 인물”이라고 했다. 거제는 김 전 대통령 고향이다. 이 후보는 “민주화 운동을 평생 하셨고, 하나회 척결해서 군사 반란 못 하게 했다”며 “광주 학살 주범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을) 법정에 세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