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이번 대선에서 의원들이 각자 현장을 훑으며 바닥 민심을 다질 방침이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안전을 이유로 방탄복을 입었고, 온라인 유세도 검토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12·3 비상계엄 사태의 과오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으로 공식 선거운동에 들어갔다.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전면에 30·40대 의원들을 배치했다.

박찬대 민주당 대표 대행은 대선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된 12일 출정식에서 “민주당은 22일 동안 전국 방방곡곡, 골목골목을 돌며 국민 곁으로 다가가겠다”고 했다. 박 대행은 이날 정은경 총괄선대위원장과 인천의 재래시장과 대형 마트 등을 찾아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다른 의원들도 각자 지역 내 전철역과 상권 등을 돌며 주민들을 만났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후보가 지난 11일 제안한 ‘지역 화폐 사용 챌린지’도 이어갔다.

대선 레이스 나선 7명 - 6·3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2일 경기 과천 중앙선관위 대선 종합상황실에 후보자 사진이 걸려 있다. /박성원 기자

이번 선거운동의 주제를 ‘경청’으로 정한 민주당은 각 시도당 선대위와 별도로 ‘골목골목 선대위’라는 중앙선대위 산하 조직을 꾸렸다. 전국 골목을 돌며 국민 목소리를 경청하겠다는 것이다. 6선 추미애 의원이 ‘골목골목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았고 의원 30여 명이 이름을 올렸다.

다만 이 후보 본인은 안전을 이유로 유권자 직접 접촉을 최소화하고 있다. 민주당은 “러시아제 총기가 반입됐다는 제보가 있다”며 당내에 테러 대응 TF를 꾸리고 후보 안전실도 설치했다. 테러 대응 TF 단장을 맡은 김민석 최고위원은 이날 유튜브에서 “남아 있는 정권 교체를 막을 수단이 테러 외에는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고 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 유세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이날 저녁 한 방송 인터뷰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에 관한 질문을 받고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김 후보는 계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왔지만 공개 석상에서 사과한 것은 처음이다. 김 후보는 “계엄을 한 부분에 대해서 국민이 굉장히 어려워한다. 정치도 어렵지만 수출·외교 관계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며 “국민에게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에 지명된 김용태 의원도 이날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국민의힘이 배출한 대통령의 계엄이 잘못됐다는 것, 당 스스로 대통령의 잘못된 행동에 마땅한 책임을 지우지 못한 것, 계엄이 일어나기 전에 대통령과 진정한 협치 정치를 이루지 못했다는 것을 과오로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젊은 보수 정치인으로서 뼈아프게 반성하며 사과한다”고 말했다. 종전 국민의힘 지도부는 12·3 계엄 직후 원론적 차원에서 대국민 사과 메시지를 낸 적이 있지만, 이와 관련해 ‘당의 책임·과오·반성·사과’를 언급하기는 김 의원이 처음이다.

국민의힘이 이날 발표한 선대위 주요 인선에선 30·40대가 전면 배치됐다. 김 의원이 공동선거대책위원장과 청년본부장을 맡았고, 정희용(48) 의원은 선거대책본부 총괄부본부장에 임명됐다. 선대본 상황실은 현역 의원인 강명구(48) 일정단장, 박준태(44) 전략기획단장, 조지연(38) 메시지단장 등으로 구성됐다.

양당에 비해 조직력이나 자금이 부족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본인과 소통할 수 있는 앱 ‘준스톡’을 개발해 공개하고, 매일 밤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지지자들과 만나는 모습으로 차별화하고 있다. 12일에는 이 앱을 통해 정책 홍보용 게임인 ‘퍼스트펭귄 이준석 게임’도 공개했다. 작년 총선 때 지역구 유권자를 대상으로 편지를 쓴 그는 지난달 ‘과학기술 패권 경쟁에 대응할 글로벌 감각을 갖춘 이공계 대통령이 되겠다’는 내용이 담긴 자필 편지 10만통을 서울과 대구 지역 유권자들에게 각각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