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는 12일 조희대 대법원장 특검법안을 발의했다. 조 대법원장이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파기환송심을 맡아 이례적인 속도로 유죄를 선고했다며, 선거에 영향을 끼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 의심된다는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에 대해 정치권이 특검법을 발의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다만 민주당은 대선 전 특검법 본회의 처리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론을 내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민초 대표를 맡고 있는 이재강 의원이 이날 대표 발의한 ‘조희대 특검법’은 조 대법원장이 이 후보 파기환송심 선고 과정에서 대선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 대법관·재판연구관 등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삼고 있다. 조 대법원장이 12·3 비상계엄 당시 내란에 가담했다는 의혹도 수사 대상이다.
특검 후보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각 1명씩 추천해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했다. 수사팀 규모는 특별검사보 2명과 파견검사 20명 등이고, 수사 기간은 최장 90일이다. 2016년 ‘최순실 국정 농단’ 특검 규모(파견검사 20명·수사 기간 120일)와 맞먹는 것이다.
이 의원은 발의 이유에서 “조 대법원장 등의 위법 행위 및 사법권 남용 여부, 재판 외적 압력 개입 가능성 등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처벌을 통해 사법부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회복하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1일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상고심에서 원심의 무죄 결론을 깨고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그러자 민주당은 이를 ‘사법 쿠데타’로 규정하며 특검과 탄핵, 청문회 개최 등을 거론했다. 파기환송심을 맡은 서울고등법원에도 재판을 대선 뒤로 미루라고 압박했다. 이후 서울고법이 재판을 연기하자 당 지도부는 특검 관련 논의를 중단했는데, 초선 의원들이 자체적으로 특검법을 발의한 것이다.
법조계에선 “대법원의 결론이 맘에 안 든다고 탄핵안까지 발의하는 것은 초유의 사법부 겁박”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민주당 관계자는 “개별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으로, 당 지도부 입장은 아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