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2일 서울 청계광장 첫 유세에서 손을 들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남강호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1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2일 “더는 과거에 사로잡히거나 이념, 사상, 진영에 얽매여 분열할 여유가 없다”며 “이제부터는 진보의 문제도 보수의 문제도 없다. 오로지 대한민국의 문제만 있을 뿐”이라고 했다.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열린 대선 출정식에서 이 후보는 연단에 오르자마자 “세상을 밝게 비추는 문, 광화문이란 이름 그대로 우리는 이곳에서 칠흑 같은 내란의 어둠을 물리쳤다”고 했다. 곧이어 “국민을 이기는 권력은 결코 없다”며 “헌법 제1조가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바로 이 국민주권의 현장 광화문에서 국민과 함께 희망의 세력을 확실하게 열어젖히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빛의 혁명’이라는 이름으로 선대위 출정식을 열고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그는 이날 방탄복 위에 파란색 선거운동 점퍼를 입었다. 한 남성이 이 후보를 가까이 보기 위해 사람들이 밀집한 곳을 비집고 들어가자 경호원이 와서 제지하는 일도 있었다. 경찰은 이 후보 경호 및 안전 관리를 위해 기동대 6개 부대와 경찰특공대 등 390여 명의 경력을 배치했다.

이 후보는 “3년 전 대선에서 미세한 승리를 하고도 모든 것을 차지한 저들이 교만과 사리사욕으로 국민을 고통에 몰아넣었다”며 “사회를 분열과 갈등으로 몰아넣어 대선 후보가 방탄복을 입고 유세를 해야 할 지경이다. 국민의 삶은 벼랑 끝에 내몰리고 민주주의·국격은 무너지고 평화와 안보도 권력 유지 수단으로 전락했다”고 했다.

그러나 곧이어 “내란 종식과 위기 극복은 첫걸음에 불과하다”며 “우리가 꿈꾸는 나라는 내란 이전의 대한민국이 아닌, 신문명시대 새로운 표준으로 거듭날 나라”라고 했다. 그는 “이번 대선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대결이 아니다. 민주당 후보인 동시에 내란 종식과 위기 극복, 국민 행복을 갈망하는 모든 국민의 후보로서 이번 선거에 임하겠다. 이 나라를 책임지고 이끌어갈 사람은 이재명으로 김문수도 아니고 바로 국민 여러분”이라고 했다.

그가 이날 신은 운동화는 민주당의 상징인 파란색과 국민의힘의 상징인 적색이 배합된 디자인이었다. 여야 화합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 대선 때 이 후보는 파란색 운동화를 신었다. 선거 점퍼에는 기호 1번과 함께 ‘이재명’이라는 이름이 큼직하게 새겨져 있고 숫자 1 하단에는 보수 진영을 상징하는 빨간색 삼각형 문양이 들어갔다.

“더 낮은 자세로 대통령의 제1 사명인 국민 통합에 확실하게 앞장서겠다”고 한 이 후보는 “이재명에게 일할 기회를 주시면 단 한 사람의 책임자가 얼마나 세상을 크게 바꾸는지 증명하겠다. 저를 국민의 행복을 증명할 유용한 도구, 충직한 일꾼으로 선택해달라”고 했다.

출정식에는 범야권 야 4당 대표인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 등도 참석했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판교·동탄·대전으로 연결되는 ‘K-이니셔티브 벨트’에 차례로 방문해 선거운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