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10일 새벽 비상대책위원회 등을 소집해 김문수 대통령 후보자 선출을 취소하고,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국민의힘에 입당시켜 새 대통령 후보로 등록하자 파장이 일고 있다.

10일 새벽 국민의힘 홈페이지에 공고된 한덕수 제21대 대통령후보자 선거 후보 등록 공고문. 국민의힘은 이날 새벽 김문수 후보의 대선 후보 자격을 취소하고 한덕수 후보를 단독으로 등록했다. (국민의힘 홈페이지 캡처)/뉴스1

안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에 “부끄럽고 부끄럽고 참으로 부끄럽고 참담하고 참담하고 너무도 참담하다”고 당이 새벽 기습작전을 펴듯 김문수 후보 자격을 박탈하고 한덕수 후보를 유일한 대선후보로 등록받은 사실을 개탄했다.

현 상황을 ‘후보교체 쿠테타 막장극’으로 규정한 안 의원은 “후보 단일화는 이재명 독재체제를 반대하는 모든 세력이 힘을 모아 합리적으로 추진되어야 함에도 당 지도부가 당원들과 국민들이 잠든 한밤중에 기습 쿠데타처럼 민주적으로 정당하게 선출된 후보를 취소 시키고, 사실상 새 후보를 추대하는 막장극을 자행했다”며 “당헌 당규와 정당의 민주절차를 무시한 불법무도한 폭거, 세계 민주정당사에서 전무후무할 흑역사와 치욕의 날로 기록되고 말 것”이라고 당 지도부를 정면 비판했다.

그러면서 “당 지도부는 후보교체 쿠데타 막장극을 즉각 멈추고 지금까지의 경선과정을 인정하고, 정상적인 후보 단일화 과정으로 돌아가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전 대표였던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는 10일 국민의힘을 향해 “이쯤 되면 이재명 후보를 밀어주기로 밀약이라도 한 것이 아닌지 궁금해진다”며 “김문수 후보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달한다”고 했다.

10일 새벽 국민의힘 홈페이지에 공고된 김문수 제21대 대통령후보자 선출 취소 공고문. 국민의힘은 이날 새벽 김문수 후보의 대선 후보 자격을 취소하고 한덕수 후보를 단독으로 등록했다. (국민의힘 홈페이지 캡처)/뉴스1

이 후보는 “선거에 연속으로 이긴 당 대표를 생짜로 모욕줘서 쫓아낸 것을 반성할 것은 기대도 안했지만 사과할 것을 검토할 의향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부끄러운 줄은 아는가 했다”며 “그런데 대선 후보를 놓고 동종전과를 또 쌓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비판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강변서재에서 후보 단일화 관련 1:1 공개 회동을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뉴시스

최재형 전 감사원장(현 국민의힘 서울종로당협위원장)은 당 지도부가 대선후보를 김문수에서 한덕수로 강제 교체를 시도하는 것 위법한 행위라며 자칫 후보를 못 낼 가능성이 있으니 멈출 것을 권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당 지도부가 결국 당이 적법한 절차에 의해 선출한 대통령 후보의 자격을 취소하고 당원도 아닌 사람을 입당시켜 대통령 후보로 재선출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공직선거법상 공개할 수 없는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대통령 후보를 교체하는 것은 당원의 뜻에도 당헌에도 반하는 위법한 시도”라고 했다.

당 지도부가 후보 교체의 근거로 삼고 있는 당헌 제74조2항(대통령후보자의 선출에 대한 특례)에 대해 최 위원장은 “이는 구체적 사항들에 대해 특례를 정할 수 있다는 것이지 적법한 절차를 통해 선출된 대통령 후보자를, 그것도 공개할 수도 없는 여론조사 결과를 들어 교체할 수 있다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최 위원장은 “누군가 이 문제를 법원으로 가져갈 것이 뻔하고 어쩌면 우리 당은 후보 자격 시비에 휘말려 후보를 세우지도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며 오랜 법관 경험을 볼 때 당이 패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제라도 당 지도부는 위법한 후보 교체 시도를 중지하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새벽 2시 김문수 후보 자격을 취소하고 3시 “3시부터 4시까지 대통령 후보자 등록을 받는다”고 공고를 냈다. 그러자 한덕수 후보가 새벽 3시 20분 입당과 함께 관련 서류를 첨부해 유일하게 후보 등록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