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을 청취하는 '경청 투어'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9일 경북 고령군 대가야역사공원에서 즉흥연설을 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9일 1박 2일 일정으로 경북 경주·영천·칠곡·김천·성주·고령을 방문했다. 이 후보는 지역 유권자들을 만나 “이번에는 빨간색이나 파란색이냐, 색깔 같은 것 말고 국민의 눈을 기준으로 제대로 뽑아 달라“고 했다. 빨간색은 국민의힘, 파란색은 민주당 상징색이다.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한 경북 지역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한 것이다.

이 후보는 지난 4일 영주, 예천 등을 찾은 지 닷새 만에 이날 민주당의 험지로 꼽히는 대구·경북 지역을 다시 찾았다. 이 후보는 “경북은 어려운 지역이지만, 오해를 벗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지지율이) 나아질 것이라 확신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지난 대선 때 이 지역에서 22.76% 득표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 대선을 앞두고선 각종 여론조사에서 30% 안팎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번 대선에선 압도적 승리를 이루면서 영남권에서 40% 가까운 지지를 얻어내는 게 목표”라고 했다.

그래픽=김현국

최근 여론조사에선 대구·경북 지역의 이 후보 지지도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리얼미터가 지난 5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는 김문수·이준석 후보와 가상 3자 대결 때 대구·경북 지역에서 33.6%의 지지도를 기록했다. 지난주 조사 때(29.1%)보다 4.5%포인트 오른 수치다. 지난달 24일 국민일보·한국갤럽이 발표한 조사에서 보수 후보와의 양자 대결 시 대구·경북 지역에서 40% 안팎의 지지도를 보였다.

민주당 관계자는 “다음 주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부산·경남·울산 지역도 집중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10일 경남 진주에서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학창 시절 은사로 알려진 김장하씨를 만나는 등 경남 지역을 찾는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6·25 전쟁 영웅인 백선엽 장군 동상이 있는 경북 칠곡 다부동 전적 기념관을 깜짝 방문했다. 이 후보는 과거 백 장군에 대해 “친일 행위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가려야 한다”고 해왔다. 하지만 이날 이 후보는 6·25 국군 전사자를 기리는 충혼비를 참배한 뒤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 바친 사람들에게 (정치적) 거리가 뭐가 중요하냐”면서 “한목숨 바쳐 이 나라를 구하기 위해 전투에 참여했고 산화했는데 기억하고 기려야 한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대선 자금용으로 350억원 규모의 ‘이재명 펀드’를 이르면 오는 20일 출시한다고 이날 밝혔다. 또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 지금은 이재명’이란 대선 공식 슬로건도 발표했다. 선거 로고송으로는 ‘아파트(윤수일 곡)’ ‘남행열차’ ‘질풍가도’ 등 18곡을 사용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