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가 10일 새벽 김문수 당 대선 후보의 선출을 취소시킨 결정을 두고 당 안팎에서 비판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법적 문제가 없는 읍참마속의 결단”이라고 밝혔다.

지난 8일 김문수 당시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내 카페에서 단일화 관련 회동을 마치고 인사하고 있다./뉴스1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참여했던 나경원 의원은 이날 “끝끝내 참담하고, 당원과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 이것은 내가 알고 사랑하는 우리 국민의힘의 모습이 아니다”라며 “이렇게 세운 후보가 어떻게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겠는가. 이러한 방식으로는 진정한 통합도, 국민적 감동도, 선거 승리도 가져올 수 없고 오히려 더 큰 분열과 보수궤멸만을 초래할 뿐”이라고 했다.

나 의원은 “비정상적 교체후보를 국민의힘 후보로 선관위에 등록해서는 절대 안 된다”며 “후보 자격 시비에 휘말려 후보조차 내지 못할 최악의 상황을 자초하는 것이고, 정당의 존재의미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윤상현 의원은 “김 후보에 대한 교체 강행은 실익도 감동도 얻을 수 없다”며 “후보자간 마지막 대타협을 위한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후보 단일화를 촉구하며 단식을 했던 김무성 전 대표도 비판 메시지를 냈다. 김 전 대표는 “민주당 입법 권력 독재를 막기 위한 길이 보수우파 후보 단일화라는 국민 여망을 실현하기 위해 단일화를 호소하는 마지막 수단인 단식을 했지만,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단식을 중단했다”며 “그러나 이런 절차로 후보를 교체하는 것은 비민주적이라고 생각하며,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김문수 전 국민의힘 대선 후보 측은 이날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후보 선출취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서울남부지법에 제출하며 법적 조치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김재원 비서실장은 페이스북에 “선거는 끝난 것 같다. 어떻게 표를 달라고 할 수 있을까. 참으로 안타깝다”고 썼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문수 대통령 후보 자격 취소·한덕수 예비후보 입당 및 대선후보 등록 과정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뉴스1

그러나 당 지도부는 ‘후보 교체’ 비판에 대해 “단일화를 위한 비상조치”라는 입장을 내놨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에서 후보등록 공고 절차 논란 등 단일화 과정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에 대해 “김문수 후보와 한덕수 후보 사이에서 합의가 된 단일화의 경우라도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번 단일화 절차에 대해 비판은 할 수 있겠지만 정당한 비판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후보 자격을 취소하고 전체적인 경선을 다시 진행하는 절차가 아니다”며 “김문수-한덕수 후보가 합의를 못했기 때문에 그 단일화 과정을 위한 당의 비상조치로 이해해야 한다. 모든 다른 제3후보에게 기회를 주기 위한 절차가 아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