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틀 입장 차이만 확인 - 김문수(왼쪽)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후보가 8일 오후 국회 내 카페 앞마당에서 만나 후보 단일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두 사람 주위를 취재진이 둘러싸고 있다. 이들이 60분간 주고받은 대화는 전체가 생중계됐다. /남강호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예비 후보가 8일 2차 회동을 하고 ‘후보 단일화’ 문제를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두 후보는 이날 오후 4시 30분 국회 경내 한 카페 앞마당에서 만나 단일화 시기·방식 문제를 논의했다. 지난 7일에 이어 연이틀 단일화 담판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이날도 1차 회동 때처럼 단일화 시기·방식을 둘러싼 의견 차만 확인하고 헤어졌다.

한 후보는 이날 회동에서 후보 등록 마감일(5월 11일) 전에 단일화를 하자고 거듭 주장했다. 반면 김 후보는 “한 후보가 출마를 결심했다면 왜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느냐”며 한 후보가 요구하는 이번 주 중 단일화에는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두 사람 간에 이런 대화가 반복되면서 구체적 단일화 시기·방법에 대한 논의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김 후보는 회동 후 9일에도 만나자고 제안했고, 한 후보 측은 “다음 회동에선 단일화에 대해 구체적이고 명확한 제안을 들었으면 한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은 두 후보 가운데 한 명을 단일 후보로 정하기 위해 이날 오후 5시부터 당원·국민 대상 여론조사에 들어갔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9일 오후 4시까지 진행되는 당원·국민 여론조사를 50%씩 합산해 이긴 사람을 당일 바로 단일 후보로 결정할 계획이다. 만약 한 후보가 김 후보를 이기면 국민의힘 후보를 한 후보로 교체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최종 후보 지명을 위한 전국위원회를 11일 소집했다.

이에 맞서 김 후보 측은 이날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김문수이며 그 지위를 다른 사람에게 부여할 수 없다”며 후보 지위 확인을 구하는 가처분을 서울남부지법에 신청했다. 김 후보는 이날 관훈클럽 토론에서 “정당한 절차와 정당한 경선을 거쳐 선출된 후보를 당의 몇몇 지도부가 끌어내리는 해당 행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김 후보를 겨냥해 “지금까지 우리가 생각해 왔던 민주화 투사인지 의심이 들었다. 정말 한심한 모습”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이 전날 밤 김·한 후보 측에 8일 오후 6시 개최하겠다고 예고한 양자 토론은 김 후보가 거부해 불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