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 캠프 이정현 대변인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의 한 후보 선거사무실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8일 서울남부지법에 ‘국민의힘 후보는 김문수임을 확인해 달라’는 취지로 후보 지위 확인 가처분 신청을 낸 데 대해, 한덕수 캠프 측은 “김문수 후보는 엄연한 국민의힘 후보”라며 “지금은 국민의힘 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후보가 단일화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한덕수 캠프 이정현 대변인(전 새누리당 대표)은 9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가 후보 지위 확인 가처분을 신청했는데, 법원에서 결과가 나오든 안 나오든 분명히 국민의힘은 경선을 통해 후보를 김 후보로 확정했다. 김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가 맞다”고 했다.

이 대변인은 “지금은 어떤 단계냐면, 국민의힘은 자당 후보 갖고 선거에 이기기가 상당히 힘들겠다고 당도 판단했고 경선에서 마지막으로 남았던 후보 4명도 그렇게 판단했다. 그래서 4명이 공히, 국민의힘 자체 당 경선 중임에도 불구하고 다 자기는 단일화하겠다고 이야기했다”고 했다.

이 대변인은 그러면서 “단일화라는 것은 국민의힘 밖에 있는 다른 당, 다른 사람, 예를 들면 한덕수 후보 같은 무소속 후보와 하는 것”이라며 “당 내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당 대 당, 또는 당과 당 밖에 있는 사람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변인은 “단일화 자체는 선거에 이기기 위해서 당 밖에 있는 다른 당이나 다른 사람과 하는 것이니 당연히 (단일화 대상이 된 후보 간에) 당이 같을 수가 없다”고도 덧붙였다.

이 대변인은 ‘무소속 한 후보가 김 후보와 단일화하려는 것을 두고 무임승차라는 평가가 있다’는 지적에는 “김 후보는 한 후보가 무소속이라는 걸 몰라서, 그래서 경선 때 18일 동안 스물두 번이나 ‘내가 후보로 확정되는 순간 즉각적으로 한 후보를 만나서 단일화하겠다’고 했느냐”고 반박했다. 이어서 “김 후보도 분명하게 모든 걸 다 인식하고 (경선에서 한 후보와 단일화하겠다고) 제안했고, 그분들이 (한 후보에게) 계속 (대선에) 나오라고 했고, 당에서도 그런 식으로 했기 때문에 (한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할 결심을 했고, 그렇게 나와서 지금 국민의힘 후보하고 단일화 과정이 진행되고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 대변인은 “(김 후보가) 무조건 후보 단일화하자고 그렇게 (국민의힘 경선) 토론회에서 이야기해 놓고, 이제 와서 한 후보에게 무임승차라고 하면, 그건 자기 얼굴에 침 뱉기이고 앞뒤도 맞지 않는다”고 했다.

이 대변인은 전날 한 후보와 김 후보의 두 번째 회동에 관해 “많은 언론이 ‘빈손 회동’이었다고 이야기했지만, 저는 오랫동안 정치해 왔던 사람이자 많은 단일화 과정을 지켜봤던 사람으로서, 굉장한 진전이었다고 평가하고 싶다”고 했다. 이 대변인은 “단일화는 통상 몇 년, 몇 달이 걸리는 아주 지난한 과정인데, 몇 주도 아니고 단 며칠 안에 결론을 내야 하는 이번 단일화 과정에서 후보들끼리 그저께(7일) 만났다는 것만으로도 진전인데 바로 다음 날 다시 만났고, 한 시간 내내 사회자만 없었을 뿐이지 저희가 하려고 했던 토론회보다 훨씬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서로의 입장을 확인해볼 수 있는 사실상의 토론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토론이 다 생중계됐기 때문에, 두 분이 대화하면서 각자의 심경에 충분히 영향을 줄 수 있었다”고 했다.

이 대변인은 또 “그동안 행정을 해온 한 후보가 처음으로 정치권에 들어와 정치를 몸으로 부딪히고 배우면서 ‘진짜로 정치를 바꿔야겠다. 정치를 바꿔야만 경제와 사회가 발전할 수 있다’는 의지를 더 강하게 굳히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했다. 이 대변인은 “한 후보가 우리 정치의 비효율성, 여러 가지 문제점에 대해 확실하게 느꼈고, 이런 것들을 고치기 위한 방법은 많이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개헌밖에 없다는 마음을 더 굳건하게 다진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