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8일 이재명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한 조희대 대법원장을 수사하는 특검법 발의를 보류하기로 했다. 당초 조 대법원장이 이 후보에 대한 불리한 판결을 주도했다며 이를 수사하는 특검법을 당론 발의하기로 했으나, 이 후보 재판 일정이 대선 뒤로 연기된 만큼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조 대법원장 특검법 추진과 관련해 “우선은 지금 사법부 내에서 법관대표회의 소집 등 자정적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며 “자정적 노력을 지켜보는 것으로 이해하시면 될 것”이라고 했다. 사법부 내에서 조 대법원장에 대한 불만이 공개적으로 제기되고 있으니 이를 지켜보자는 취지로 보인다. 당 관계자는 “발의 준비는 하되, 시점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
앞서 민주당은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과 함께 이날 조 대법원장 특검법을 발의할 계획이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유튜브 방송에서 “조 대법원장 특검법을 9일 법사위에서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조 대법원장이) 왜 이 후보의 후보직을 박탈하려 했는지 국민적 의심이 해소돼야 한다”며 “대법원이 (이 후보 공직선거법 사건을) 파기자판까지 하려 하지 않았느냐고 (의심) 하는 부분도 있다”고 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결국 이 후보에게 불리한 판결을 한 조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을 손보겠다는 보복성 특검 법안”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민주당 내에서도 중도 외연 확장을 위해선 사법부 수장을 수사하고 탄핵하는 식의 강경 노선은 피해야 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