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오늘 여론조사를 예정대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날 당이 제안한 TV 토론과 이틀간의 여론조사 절차를 진행해 11일 이전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의 후보 단일화를 이뤄내겠다는 것이다. 당 지도부는 또 ‘강압적 단일화 요구를 중단하라’고 주장하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연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에 대해서는 “알량한 후보 자리를 지키려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심한 모습”이라고 맞섰다.
권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안타깝게도 단 이틀 뿐이다. 이틀 안에 반드시 단일화를 성사시켜 반전 드라마를 만들어야 한다” 이같이 밝혔다. 그는 “당 주도의 단일화 과정이 오늘부터 시작된다”며 “이런 결정에 따른 모든 책임은 비대위원장인 제가 짊어지겠다. 이재명의 독재를 막을 수만 있다면 그 어떤 비난과 책임도 감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단일화가 당원과 국민의 요구라고 강조했다. 그는 “단일화는 우리 당원뿐 아니라 국민 전체의 요구이자 시대 명령”이라고 했다.
전날 국민의힘이 당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단일화 찬반 여론조사에서 전체 응답자 가운데 82.82%(21만2477명)는 ‘김·한 후보의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 가운데 86.7%(18만2256명)는 ‘후보 등록(5월 11일) 전에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답했다.
권 위원장은 또 “김 후보가 조금 전 회견에서 ‘한덕수 후보를 누가 끌어냈냐’고 했는데 바로 김 후보가 불러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김 후보가 당 경선 과정에서 한 후보와의 단일화 의지를 가장 적극적으로 밝힌 점을 짚은 것이다.
권 위원장은 “국민의힘과 그 전신 정당은 대통령과 대통령 주변의 잘못된 결정으로 인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제 우리는 거기서 교훈을 얻어야 하고 대통령 후보의 잘못된 결정이 있을 때 이것은 반드시 고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후보는 전날 한 후보의 만찬 회동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후보 등록할 생각 없는 분을 누가 끌어냈느냐”며 “후보 간 만나서 서로 대화하고 (생각을) 근접시킬 수 있는 기회를 완전히 다 막아놓고 이렇게 하는 사람 누구냐. 매우 안타깝고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당 지도부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풀이됐다.
한편 김 후보는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일주일간 각 후보는 선거운동을 하고 다음 주 수요일(14일)에 방송 토론, 목요일과 금요일(15~16일)에 여론조사를 해서 단일화하자”라며 오는 11일 전 단일화를 사실상 거부했다.
이 같은 김 후보 측 제안에 당 지도부는 “한 후보의 자진 사퇴를 유도하는 단일화 제안”이라며 “단일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기호 2번으로서 단일화도 아니고 결과에 따라서는 정당 선거운동 경비를 전혀 집행할 수 없는 단일화 로드맵을 김 후보가 제시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11일까지 후보 등록이 끝나고 다음 주 월요일부터 선거운동에 돌입하게 돼 있는데 후보 등록이 끝나고 선거 운동이 시작된 15~16일에 (여론조사를) 하자는 것은 정당 기호 2번으로서 단일화가 아니다”라며 “단일화 결과, 만약 한 후보가 이긴다고하더라도 수백억원의의 정당 선거운동 경비를 집행할 수가 없다”고 했다.
이어 “허심탄회하게 모든 것을 열어놓고 기호 2번으로서 단일화에 적극적으로 임해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