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권성동(가운데) 원내대표와 박덕흠(왼쪽)·김기현 의원이 6일 밤 서울 관악구 김문수 대선 후보의 자택 앞에서 김 후보를 기다리고 있다. 김 후보는 이날 당의 단일화 움직임에 불만을 표출하며 대선 후보 일정을 중단했다. 김 후보는 세 의원이 자택 앞에 도착한 지 10여 분 뒤 “7일 한덕수 후보를 만나기로 했다”는 입장을 냈다. /뉴시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후보가 6·3 대선 후보 등록 마감 나흘 전인 7일 만나 단일화 논의를 하기로 했다. 김 후보 측은 6일 밤 입장문을 내고 “내일 오후 6시에 한 후보를 단독으로 만나기로 약속했다”며 “단일화와 관련해 더 이상의 불필요한 논쟁은 없어야 한다”고 했다. 당과 보수 진영의 단일화 압박이 계속되자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 후보 측은 “함께 경선에 참여했던 모든 후보들을 따로 만나 현안에 대한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예정”이라며 “당 지도부는 더 이상 단일화에 개입하지 말고, 관련 업무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단일화는 전적으로 대통령 후보가 주도한다”며 “당은 즉시 중앙선대위를 중심으로 대통령 후보를 보좌하여 선거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김 후보가 한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을 미루는 듯한 태도를 보이자 단일화를 압박하며 김 후보와 충돌해왔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번 주 중 김·한 후보 단일화를 마무리 지어 둘 중 한 사람이 후보로 등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김 후보 측은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는 오는 25일까지 단일화를 추진해도 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이런 상황에서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7일 당원들을 대상으로 단일화 찬반 조사를 하겠다며 김 후보를 압박했다. 당원 다수가 단일화에 찬성하면 김 후보 의사에 관계없이 김·한 후보에 대한 여론조사를 해 11일 전 단일 후보 선정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그러자 6일 영남 지역 방문에 나섰던 김 후보는 “당이 나를 끌어내리려 하고 있다”고 반발하며 일정을 중단하고 상경했다. 김 후보는 이날 밤 입장문에서도 “여론조사는 당의 화합을 해치는 행위로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이날 연이틀 의원총회를 열고 ‘김·한 후보의 조속한 단일화’를 촉구했다. 권 위원장은 이날 오후 김 후보를 만나기 위해 대구로 내려갔지만 김 후보가 상경하면서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권성동 원내대표와 김기현 의원 등은 이날 밤 김 후보의 서울 봉천동 자택으로 찾아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