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문수·한동훈 대선 경선 후보는 최종 후보 선출을 하루 앞둔 2일 각각 수도권과 부산·경남 지역을 방문해 막판 표심 잡기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3일 오후 경기 고양 일산 킨텍스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결선 투표(당원 투표 50%+국민 여론조사 50%) 결과를 발표한다. 1~2일 실시한 최종 경선 당원 투표율은 52.62%(76만4853명 중 40만2481명)였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2021년 11월 최종 경선 당원 투표율은 63.89%(56만9059명 중 36만3569명)였다.
김문수 후보는 이날 서울 수서역 광역급행철도(GTX) 홍보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세계에서 우리의 GTX를 능가하는 도시 교통수단이 없다”며 “대통령이 되면 신속히 도시 교통 혁명으로 세계 최고의 도시 철도를 선보이겠다”고 했다. 김 후보가 경기지사 재임 시절 GTX 사업을 추진한 업적을 강조한 것이다. 김 후보는 사전투표제 폐지,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폐지, 사법방해죄 신설 등도 공약했다.
한동훈 후보는 이날 경남 창원 마산어시장과 부산 부평깡통시장 등을 찾았다. 한 후보는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문수 후보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겨냥해 “지금 이 절체절명의 개싸움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꺾을 분들은 아니다”라고 했다. 한 후보는 “제가 생각하는 보수 정치의 품격은 국민들에게 진흙탕 튀기지 않게 국민들 대신 진흙탕 속에 들어가서 불의와 맞서 싸우는 것”이라며 “다른 분들은 그거 하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했다.
김·한 후보는 이날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한덕수 전 총리와의 단일화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 후보는 “(한 전 총리와) 단시간 내에 보든지, 또 서로 소통하겠다”며 “내일(3일) 국민의힘의 공식 후보가 되면 조금 더 책임 있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했다. 한 후보는 “이번 선거는 국민·당원·지지자들이 하는 것이고 그 뜻에 따를 것”이라면서도 “우리 당은 대통령 후보가 선출되면 그 후보 중심으로 이기는 길로 갈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본지 통화에서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국민의힘 당대표 시절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것과 관련해 “이 후보에게 사과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구상하는 범보수 대선 후보 단일화 과정에 이 후보가 참여할 수 있도록 명분을 만들려는 차원으로 해석됐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 “‘성 상납’ 의혹을 제기해 나를 국민의힘 당대표직에서 내쫓고도 사과하지 않는 세력과 단일화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힌 바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우선은 3일 선출되는 우리 당 후보와 한덕수 전 총리의 단일화를 성사시킨 뒤 이 후보 측에 공식적으로 연대를 제안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미 물밑에서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개별적으로 이 후보와 접촉을 시작한 상태다. 지난달 29일에는 한 친윤 핵심 의원이 이 후보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앙금을 풀자’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일부 중진 의원은 이 후보의 서울 강남 대선 캠프 사무실을 찾아 격려 인사도 했다고 한다. 이 후보는 이날 YTN 인터뷰에서 “사과를 받는다고 해서 단일화나 빅 텐트에 대한 내 입장이 바뀔 수 없다”며 “그(사과) 이상의 변화가 실질적으로 수반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을 것 같아서 흥미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