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참패 이후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내각 총사퇴부터 야당의 특검 수용, 당정 관계의 근본적 변화까지 각종 쇄신 주장이 나오고 있다.

안철수 당선자는 12일 MBC라디오에서 “업적이 있는 사람은 계속 일을 시킬 수도 있겠지만 전혀 아니라고 생각되면 바로 경질해서 능력 있고 유능하고 깨끗한 사람으로 바꿔야 한다”며 ‘내각 총사퇴’를 주장했다. 전날 한덕수 국무총리가 사의를 표명한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안 당선자는 대통령실 수석 비서관급 이상이 사의를 표명한 것에 대해서도 “사실 지금 자진 사퇴도 만시지탄”이라며 비서실장·안보실장·정책실장 등 ‘3실장’의 일괄 사퇴까지 주장했다.

나경원 당선자는 전날 소셜미디어에 “집권 여당의 앞날이 매우 위태롭다. 뼈를 깎는 성찰의 시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며 “조금이나마 정치를 더 오래 지켜봤던 제가 대화와 타협의 물꼬를 트는 데 앞장서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기존 대야(對野) 관계에서 정치를 실종시켰다고 비판한 것이다. 윤상현 당선자는 “우리는 참패했다. 국민 여러분의 민심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한 점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했고, 김태호 당선자 역시 “민심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가 변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고 했다. 모두 집권당의 역할 부재를 지적한 것으로 풀이됐다.

낙선한 서병수 의원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국민의힘은 오만했다. 선거에서 몇 번 이겼다고 권력 다툼에만 매몰되고 대통령실 뒤치다꺼리에만 골몰했다”며 “당과 정부의 관계를 집권당답게 책임지지 못했다. 남의 잘못에 추상같은 잣대를 들이대면서 정작 내가 저지른 잘못에는 남 탓을 하며 책임을 떠넘겼다”고 했다. 서 의원은 2004년 당시의 ‘천막 당사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당 안에서 인물을 키우거나 찾을 생각은 하지 않고 당 밖에서 ‘셀럽(유명인)’을 찾아 자신들을 위탁하는 비겁함으로 이 당은 명줄을 이어갔다”며 “70대 노년층 지지에만 걸구하는 정당이 미래가 있겠느냐”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께 호소한다. 깊은 자기반성 위에 국정 전반을 쇄신해 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