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 서울 도봉갑에서 당선된 국민의힘 김재섭 당선자가 11일 서울 도봉구 쌍문동 선거사무소에서 부인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재섭 당선자

서울 도봉갑 김재섭 당선자는 서울 북부 지역의 유일한 국민의힘 당선자다. 안귀령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1098표 차로 눌렀다. 지역구 254곳 중 유일하게 거대 양당의 30대 후보가 맞대결한 곳이었다. 이달 말 출산 예정인 만삭의 아내도 선거를 도왔다. 그는 “원래 태명은 ‘따봉이’였지만 지역 주민들이 ‘복덩이’가 될 거라고 얘기해 복덩이로 바꿨다”고 했다. 1987년생인 김 당선인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후 정보통신 기업을 운영했다.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에 입당해 2020년 21대 총선에서 도봉갑 후보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전날 발표된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는 패배한 것으로 나왔었다. 안귀령 후보가 52.4%, 김 당선자가 45.5%로 집계된 것이다. 개표 시작 뒤 수차례 역전과 재역전이 오가다가 결국 49.05% 대 47.89%로 간신히 승리를 거뒀다.

'당선 확실'에 기뻐하는 김재섭 후보./뉴시스

11일 김 당선자는 본지 통화에서 “불과 2년 전 대선과 지선 승리를 몰아줬지만 금방 돌아섰다”며 “민심은 천심”이라고 했다. 특히 도봉갑은 민주당 텃밭으로 분류되는 곳이라 정권 심판론 바람이 거셌다고 한다.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민주당 전신) 의장이 15대 총선부터 내리 3선을 지냈고, 그 뒤로는 그의 아내 민주당 인재근 의원이 19대부터 21대까지 3선을 했다.

김 당선자는 정권 심판론에 맞서 ‘창동 출신 도봉 토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안 후보는 도봉에 연고가 없었다. 또 지역 재개발·재건축을 강조하며 과거 민주당 의원들과 차별화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시절 분명 대통령, 서울시장, 도봉구청장, 시의원까지 모두 민주당이었다. 마음만 먹었다면 얼마든지 개발할 수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재개발·재건축으로 사람들이 신규 유입되면 보수 정당 득표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재영(서울 강동을) 후보, 이승환(서울 중랑을) 후보 등 자신과 함께 ‘동부 벨트 3인방’으로 활동했던 다른 후보들이 생환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했다. 김 당선자는 “두 사람과 (함께 당선돼 국회에서) 연대를 할 수 있다면, 국민의힘에 좀 더 많은 활력을 가져다줬을 것”이라며 “어쨌든 김재섭 하나 살려주셨으니 나라도 그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