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은 4·10 총선에서 비례 12석을 얻어 원내 제3 정당이 됐다. 더불어민주당과 비례 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은 총 175석을 획득했다. 민주당은 향후 여당인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쟁점 법안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려면 ‘12석 캐스팅보트’를 쥔 조국혁신당과의 합의가 필수적인 상황에 놓였다. 2020년 총선에선 민주당(더불어시민당 포함)이 자력으로 180석을 달성, 신속처리안건 지정, 국회법 무력화,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강제 종료 등을 단독으로 강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22대 국회에선 조국혁신당 없이 민주당이 독주하긴 어려워졌다.
야권에서는 조국혁신당이 캐스팅보트를 넘어 교섭단체(20석)를 구성할지 주목하고 있다.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치르는 민주당 상황이 변수가 될 수 있다. 이재명 대표의 연임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친명 일색’인 당 상황에 대한 이견과 피로감이 분출, 일부 현역이 조국혁신당으로 건너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역구 1석을 확보한 새로운미래도 연대 대상이다. 이렇게 되면 조국혁신당이 비명계 단독 교섭 단체를 구성, 향후 야권 개편의 축이 될 수 있다.
실제 총선 막바지 일부 서울의 민주당 후보는 조 대표와 사실상 합동 유세를 하며 포옹을 하거나 악수를 했다. 반면 이 대표의 사진 등은 선거 공보물에 사용하지 않았다. 조국혁신당 지지층 사이에선 “정치적 안정감이나 확장성 면에선 이 대표보다 조 대표가 낫다” “사법 리스크도 이 대표가 더 악성” 같은 말도 나온다.
하지만 자녀 입시 비리 등으로 2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대법원 판결을 앞둔 점은 조국 대표의 정치적 약점이다. 대법원에서 조 대표 형이 확정된다면 ‘조국’ 개인의 이름을 당명에 쓸 만큼 1인 정당 성격이 강했던 조국혁신당은 혼란에 빠질 수 있다. 조 대표는 선거 기간 자신의 구속 가능성을 두고 후순위 후보가 비례대표직을 승계해 ‘검찰 개혁’이라는 대의를 이루면 된다고 수차례 밝혔다.
조국 대표는 선거 기간 “법정 구속이 안 되면 원외 당대표로서 당무는 가능하다”며 “다만 구속되면 당대표는 그만둬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었다. 하지만 조 대표가 구속 후 국회의원직을 상실한다 해도 원외 당대표로 ‘옥중 당무’를 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조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 가능성에도 “합당은 없다고 십 수번 얘기했다”며 “조국혁신당과 민주당은 차이가 있는 당”이라는 입장이다.
실제 조국혁신당은 총선 기간 민주당의 우당(友黨)임을 강조하면서도 차별화를 해왔다. 선거 막판 조국혁신당 지지율이 더불어민주연합을 위협하자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우군(友軍)보다 아군(我軍)이 많아야 한다”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이재명·조국 대표 간 정치적 견해 차이가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이 대표는 선거 기간 양안 관계를 두고 “대만해협이 어떻게 되든 우리가 무슨 상관이냐”며 “그냥 ‘셰셰’ 하면 된다”고 했었다. 그런데 조 대표는 이 발언에 대한 견해를 대만 취재진이 묻자 “국제법적 질서를 존중한다”고 했다.
야권 관계자는 “조국당이 비명·친문 세력의 구심점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호남에서 조국혁신당 득표율(45.7%)이 더불어민주연합(37.9%)보다 높았던 사실에도 주목하고 있다. 부산에서도 조국혁신당이 22.5%로 더불어민주연합의 20.8%보다 높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조국 대표가 이재명 대표의 대선 경쟁자가 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