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역 인근에서 김한나 서울 서초갑 후보, 홍익표 서울 서초을 후보, 박경미 서울 강남병 후보와 함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7일 민주당의 대표적 험지인 서울 강남 지역 지원 유세에 나섰다. 민주당 대표가 본투표 전 마지막 주말 일정을 ‘접전지’가 아닌 여권 강세 지역인 강남으로 잡은 것은 이례적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강남 일부 지역에서 접전 양상이 보이면서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기 때문 아니겠냐”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서 아침 유세를 마친 뒤 서울 강남으로 향해 오후 내내 홍익표(서초을)·강청희(강남을)·조재희(송파갑)·송기호(송파을)·남인순(송파병) 후보 지원 유세를 했다. 송파병을 제외하고는 모두 지난 총선 때 민주당이 패한 곳들이다. 이 대표는 자기 지역구에선 “회초리를 들어서 안 되면 권력을 빼앗아야 한다”며 탄핵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으나, 강남 유세에선 ‘경제 실패’ ‘정권 견제’ 등을 부각했다.

이 대표는 양재역에서 열린 홍익표 후보 지원 유세에서 “한반도가 평화롭게 관리되어야 외국인 투자가 늘어나는 것이 상식”이라며 “경제 문제에 무능한 정권은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서초구민 여러분께서 윤석열 대통령을 숭배할 우상으로 뽑은 것이 아닐 것”이라며 “윤석열 정권에 기대를 갖고 있을수록, 윤석열 정권을 믿고 싶으면 믿고 싶을수록 더욱 엄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꼭 투표하세요”- 부산시선관위와 송정서핑학교 주최로 7일 부산 해운대구 송정해수욕장에서 열린 ‘투표 독려’ 캠페인에서 서퍼들이 서핑보드를 이용해 투표 홍보를 하고 있다. /김동환 기자

이 대표는 수서역에서 열린 강청희 후보 지원 유세에선 “귀한 자식일수록 말 안 들으면 징계하고 혼내야 똑바로 자란다”며 “귀하다고 오냐오냐하면 나쁜 짓 하고, 다른 사람 때리고, 나중에 살인범이 된다”고 했다. 이어 “더 이상 그런 길을 가지 않도록 되돌아 나가게 하는 게 진정 위해 주는 길”이라며 “윤석열 정권 정말 지지하는 분들이라면, 더 크게 실수하지 않도록 비난받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 대표는 석촌호수 인근에서 조재희 후보 유세를 하면서 “안 그래도 주가가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 되는데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중동에 이어 ‘만약에 전쟁이 벌어진다면 그건 바로 한반도’라고 미국에서 공식적으로 경고한다”며 “외국 투자자들이 투자하겠나. 투자한 것도 회수할 판”이라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 전신인 온갖 정당들이 선거 때 불리하다 싶으면 끊임없이 했던 것이 큰절하고 눈물 흘리는 것이었다”며 “권력을 잃을까 봐 책임을 면하기 위해 흘리는 눈물은 우리가 동정해야 할 눈물이 아니다”라고 했다. 송기호 후보 지원 유세에선 “정치인들은 경쟁을 시켜야 한다”며 “이 사람도 시켜보고, 저 사람도 시켜보고, 잘하는 사람을 더 많이 쓰고 잘못한 사람을 배제하면 우리가 고용한 일꾼들이 주인에게 충성을 한다”고 했다.

민주당 내에선 강남을, 송파갑 등 일부 지역에선 접전 양상이 벌어지는 만큼 강남권에서도 의석을 가져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강남을의 경우 2016년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전현희 후보가 당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