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4·10 총선 투표소에 정치 표현 목적으로 대파를 반입하는 것을 금지한 것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8일 중앙선관위를 항의 방문했다. 민주당은 “중앙선관위가 중립성을 상실했다”고 주장했고, 중앙선관위는 “대파가 아니라 어떤 물건이건 그 물건을 통해 투표소에서 정치 성향을 표현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 등 민주당 및 더불어민주연합 관계자들은 이날 경기 과천의 중앙선관위 청사를 찾아 김용빈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을 만났다. 조 사무총장은 “대파는 생필품이고, 유권자 정서가 반영된 것”이라며 “선관위가 대파 반입을 정치 행위로 규정하고 불허한 것은 중립성을 상실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도 “선관위가 윤석열 정부의 독주·폭주를 견제하기는커녕 오히려 동조하는 게 아니냐는 국민적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며 “관권 선거, 부정 선거의 게이트키퍼가 바로 선관위 아니냐”고 따졌다. 이어 “국민들이 선관위를 헌법 정신을 지키는 기관으로 신뢰해 왔는데, 대파 사건 하나로 인해 웃음거리가 돼 버렸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사무총장은 “투표소 내에선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있을 수 없다”며 “(대파 반입 금지는) 투표소 내에선 정치적 표현이라고 인식할 만한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게 전제 조건이 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사무총장은 이어 “대파냐, 아니냐가 중요한 게 아니고, 어떤 물건을 소지하고 이 물건을 통해서 정치적 성향을 표현하는 것 자체를 금지하는 것이 기본적인 방침”이라고 했다.
앞서 중앙선관위는 ‘정부에 항의하는 의미로 투표소에 대파를 가지고 가도 되느냐’는 유권자 질의를 받았다. 이에 대해 중앙선관위는 투표소 관리자들에게 ‘유권자들이 대파를 정치적 의사 표시 목적으로 갖고 온 경우엔 대파를 투표소 밖 적당한 장소에 보관하게 한 뒤 투표소에 들어오도록 안내하라’고 알렸다.
중앙선관위는 이런 조치가 투표소 안에서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를 지지 또는 반대하는 언동”을 금지하고, “선거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표지”도 금지한 공직선거법 제166조에 따른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중앙선관위가 임의로 대파 반입을 금지한 것이 아니라, ‘정치적 의사 표시 목적’으로 투표소에 물건을 갖고 들어오는 것은 물건 종류와 상관없이 금지되는 사항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