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여야 지도부가 제22대 총선 사전 투표 개시와 함께 격전지를 순회하며 ‘투표 독려’에 열을 올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전과 청주 등 중부권 유세에 집중했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수도권을 누비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재명, 대전서 “R&D 삭감한 정부 심판”
이 대표는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등을 두고 과학·기술 유권자들에게 ‘정권 심판론’을 부각했다. 이 대표는 이날 대전에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재학생들을 만나 “R&D 예산 삭감 때문에 교육 현장에서 우리 학생들이 겪는 어려움이 큰 것 같다”며 “연구개발 영역의 낭비가 많다는 이유로 예산을 삭감하는 건 정말로 무지한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총선에서 여야 승패를 가르는 ‘캐스팅보트 지역’인 대전·충청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대전 으능정이문화거리 유세에서 “대전과 충청은 한반도 정치에서 균형추 역할을 해왔다”며 “그렇다면 중립적으로, 객관적으로 평가를 해달라. 민생이 개선됐나, 경제가 발전했나, 민주주의가 더 나아졌느냐”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0.73%포인트 차이로 대한민국의 운명이 갈리고 있는데 그 선택은 윤석열 후보를 사랑해서, 숭배해서 우상으로 뽑은 게 아니라 이재명보다, 민주당 정권보다 더 일을 잘할 것 같아 뽑은 것”이라며 “그런데 내 삶을 망치고 권력과 예산을 국민의 의사에 반해 행사하면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는 충북 청주 유세에서도 “이 정권은 경제, 정치, 외교, 국방, 안보 할 것 없이 다 실패했다. 계속 이 나라를 맡겨 놓으면 망한다”면서 “4월 10일은 국민이 승리하는 날이자 잘못된 우리 일꾼들의 배신 행위에 책임을 묻는 날”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충남 천안갑 유세에선 “권력이 긴 것 같아도 화무십일홍이다. 그 무서운 박정희 정권도 결국은 끝을 냈다. 이승만 (전 대통령)도 끝을 봤다”며 “이 정권이 얼마나 오래갈지 모르겠지만 권력을 남용하고 국민을 무시하고 억압하면 반드시 엄중한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자”고 했다.
◇한동훈, 수도권서 “범죄자들 몰아낼 기회를”
한 위원장은 “범죄자들을 몰아낼 기회를 달라”고 호소하며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 공세를 이어갔다. 그는 이날 오전 인천 연수 유세에서 “감옥 가기 직전에 있는 조국 대표가 복수를 하겠다고 한다. 이 사람에게 나라를 맡기면 정말 우스꽝스러운 나라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조 대표가) 세금으로 압박해 여러분에게 돌아가는 임금을 깎겠다고 한다. 하향 평준화인데, 다 같이 못살자는 게 아니라 자기들은 잘살자는 것”이라고 했다. 전날 조국혁신당이 대기업이 임금 상승을 억제하면 정부가 세제 혜택을 주자고 공약으로 내건 ‘사회연대 임금제’를 겨냥한 것이다.
이어 “조 대표는 출근도 안 하면서 서울대에서 월급을 꼬박꼬박 받아갔고, 부인은 감옥에 있으면서 영치금으로 수억 원을 받았고, 딸은 낙제점을 받고도 장학금을 받았다. (조국 일가는) 자료를 조작해 보조금을 사기 쳤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서울 동작 유세에선 조 대표에 대해 “허경영도 아니고 개인 이름으로 당을 만드나”라며 “이건 농담 같은 것 아니었나. 히틀러 처음 등장할 때도 농담 같았다고, 다들 웃었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웃으면 안 된다. 지금 기고만장해서 헌법을 바꾸겠다고까지 하고 있지 않나”라고 했다.
그는 경기 김포 유세에선 “저희가 (김포의 서울 편입) 원샷법을 준비했다. 그 법을 통과시킬 의석을 여러분께서 만들어달라”면서 “이번 선거를 통해 김포를 발전의 길로 새출발하게 해드리겠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막말 논란이 불거진 민주당 김준혁 후보(경기 수원정)를 두고도 “야권이 혐오주의자 김 후보를 비호하고 ‘판세에 영향이 없다’고 했다”며 “이 사람들은 다음 국회에서 김준혁처럼 말하고 행동하겠다는 것이고, (11억 불법 대출 논란의) 양문석처럼 사기 치고 다녀도 괜찮다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