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는 대표적 야권 강세 지역이다. 2020년 21대 총선에선 세종 갑·을 모두 민주당 후보가 20%포인트 내외의 큰 차이로 이겼다. 그런데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 이영선 후보가 지난달 재산 허위 신고로 공천이 취소되면서 구도가 급변했다. 세종갑 국회의원 후보는 국민의힘 류제화(40) 후보와 새로운미래 김종민(60) 후보 두 명만 남게 된 것이다. 공천 취소 직전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이 50%가 넘었던 것을 감안하면, 민주당 표의 향방이 승부를 결정짓게 되는 셈이다.

4·10 총선 세종갑에 출마하는 국민의힘 류제화(위) 후보와 새로운미래 김종민 후보가 2일 세종시 금남면 대평시장을 나란히 찾아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권순완 기자

류 후보는 변호사 출신으로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 위원을 지냈다. 충남 논산·계룡·금산에서 재선을 한 국회의원인 김 후보는 이번에 3선을 노린다. 김 후보는 지난 1월 ‘이재명 사당화’를 비판하며 민주당을 탈당하고 이낙연 대표와 함께 새로운미래를 창당했다.

국민의힘 류제화 후보는 2일 오전 세종시 금남면에 있는 대평시장 등 유세에서 “이번 총선은 정체된 세종시를 이대로 내버려 둘 것이냐, 아니면 젊은 정치인으로 확 바꿔서 미래로 나갈 것이냐의 선거”라고 했다. 류 후보는 국민의힘이 최근 공약한 국회 세종시 완전 이전을 앞세워 입법·사법·행정부의 세종 완전 이전을 공약하고 있다. 류 후보는 또 “저는 세종시에서 아이 둘 키우고 돈 벌며 살고 있는 보통 세종 시민이고 진짜 세종 시민”이라고 했다. 지역구를 옮긴 김 후보를 겨냥한 것이다.

새로운미래 김종민 후보도 이날 대평시장에서 유세를 시작했다. 김 후보는 유세 차량에서 “저보고 ‘왜 세종에 갑자기 왔냐’고 말하는 분들이 계시는데, 천만의 말씀”이라며 “제가 2004년 노무현 대통령 대변인이었다. 세종시가 만들어질 때 대변인으로서 발표를 했다”고 했다. 김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 윤석열’의 고집 수준에서 국정 운영을 하고 있다”며 “세종 선거도 ‘정권 심판’ 선거”라고 했다.

김 후보는 최근 민주당 탈당에 대해 민주당원들에게 “상처가 됐다면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민주당과의 정책연대를 제안했다. 그는 이에 대해 “(민주당을 지지하는) 그분들과 손을 잡지 않고 어떻게 선거를 하겠냐”며 “소신을 버린 게 아니라 정권 심판을 위해 힘을 합치자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민주당 색깔인 파란색 우의를 입기도 하고, 최근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상징 색깔인 노란색을 이용한 선거 포스터를 만들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류 후보는 “시민들을 우습게 보는 것”이라며 “표를 얻기 위해 사과를 할 거면 (민주당에서) 탈당을 왜 했는가”라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색깔을 자주 바꾸는 것을 보니 이제 철새가 아니라 새로운 ‘정치 카멜레온’이 나온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