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이자 퇴임 후 거주지였던 봉하마을이 있는 곳으로, 최근엔 야권 성향이 강한 지역으로 꼽힌다. ‘김해 을’ 선거구는 김해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장유 1~3동(약 16만 7000명)과 내외동(약 7만 1000명)이 속해있다. 특히 장유 지역은 신도시로 조성돼 인구의 평균 연령이 30대 후반일 정도로 젊은 층이 많은 곳이다.

김해 을은 지난 2011년 재보궐 선거와 2012년 19대 총선에서 경남도지사 출신 김태호 새누리당 후보가 출마해 연달아 당선됐다. 김태호 의원이 불출마한 2016년 20대 총선에선 민주당 김경수 후보가 압승했고, 2018년 재보궐 선거와 2020년 21대 총선에선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후보가 비교적 쉽게 승리했다. 이번 총선에서도 민주당은 김정호 의원을 내세워 지역구 수성을 확신하고 있는 반면, 국민의힘은 3선 의원인 조해진 후보를 전략 공천해 탈환을 노린다.

◇김정호 “윤석열 정부의 무능함과 오만함 막아야”

이번 총선에서 김해 을 지역에 출마한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30일 김해 연지공원을 찾아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이준우 기자

민주당 김정호 후보는 주말인 30일 봄철 나들이객으로 붐빈 김해시 내동 연지공원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김 후보는 시민들과 악수하며 기호 1번을 뜻하는 엄지 손가락을 연신 세워보였다. 일부 시민들은 김 후보와 함께 벚꽃 아래서 기념 사진을 찍으며 “김정호 파이팅”을 연호했다. 김 후보는 손주와 함께 공원을 찾은 할머니에겐 “손주가 사는 김해의 미래를 위해서 김정호를 찍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친구들과 공원을 찾은 중학생들에겐 “엄마, 아빠 갖다주라”며 명함을 건넸다.

김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 시절 청와대 선임행정관, 기록관리비서관을 역임했다. 노 대통령 퇴임 후에는 봉하마을 대표이사·노무현재단 상임운영위원 등을 지냈다. 민주당 내에서는 원내부대표와 사회적경제위원회 전국위원장으로 활동했다. 김 후보는 “윤석열 정부의 무능함과 오만함으로 인해 민주주의가 망가지는 것을 이번 선거를 통해 막아야한다”며 “김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으로 지역주의 타파, 국민 통합, 지역 균형 발전의 상징과도 같은 도시다. 김해 시민이 자부심을 갖고 이번에도 민주당을 선택해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에서 김해 을 지역에 출마한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30일 김해 연지공원을 찾아 시민들에게 명함을 건네고 있다. /이준우 기자

김 후보는 △김해고속도로 건설 및 가덕도신공항까지 고속도로 연장 △스마트 국제물류 산업 유치 △김해 공공의료원 설립 추진 △가야 역사유적 발굴 및 유적공원 조성, 역사 관광 벨트화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를 지지한다는 박영진(53)씨는 “그동안 김해를 위해 노력을 많이 해 온 인물을 다시 뽑아주는게 맞는 것 같다”며 “오늘 실제로 보니 더욱 믿음이 간다”고 말했다.

◇조해진 “김해 발전 위해 당도, 인물도 바꿔야”

이번 총선에서 김해 을 지역에 출마한 조해진 국민의힘 후보가 30일 김해 연지공원에서 유세차에 올라 연설하고 있다. /이준우 기자

국민의힘 조해진 후보 역시 이날 오후 연지공원을 찾아 유세에 나섰다. 유세 차량에 오른 조 후보는 시민들을 향해 “일 안하고 심판만 하는 정당, 그 정당에게 또 다시 김해를 맡길 순 없다”며 “4년간 의회 권력을 틀어쥐고 나라를 이 모양으로 만든 민주당을 심판해달라. 심판의 대상은 윤석열 정부가 아니라 민주당”이라고 말했다. 이날 유세장엔 윤재옥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도 참석했다. 윤 위원장은 “김해에서 늘 민주당이 당선되어 중앙당이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3선 의원인 조 후보의 역량을 믿고 ‘필승 카드’를 내놓은 것“이라고 밝혔다. 유세장 근처에 모인 시민 일부는 조 후보의 이름을 외치며 선거송에 맞춰 율동을 하기도했다.

조 후보는 5선인 박찬종 전 의원의 보좌역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2000년대 중반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의 정무보좌관을 역임했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 밀양·의령·함안·창녕에 출마해 68% 득표율로 압승한 3선 중진이지만, 이번 총선에선 당의 요청으로 험지로 분류된 김해 을로 선거구를 옮겼다. 조 후보는 “유권자들로부터 ‘이번엔 당도, 인물도 바뀌어야 한다’는 말씀을 자주 듣고 있다”며 “김해시의 각종 과제들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총선에서 김해 을 지역에 출마한 조해진 국민의힘 후보(오른쪽에서 세번째)가 30일 김해 연지공원 유세 현장에서 지지자의 환호를 받고 인사하고 있다./이준우 기자

조 후보는 △국가산업단지 1곳·정부공공기관 2곳·대기업 3개사 유치 △가덕도 신공항의 배후도시 김해 조성 △상급 의료기관 유치 등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조 후보 지지자인 김희숙(67)씨는 “한 사람이 오랫동안 국회의원을 하면 지역 발전에 좋지 않은 것 같다”며 “이번엔 조 후보가 김해 발전을 이끌 적임자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