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의사 증원의 큰 틀에는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어떻게 필수과 의사를 확보하고 지역 의료를 살릴지에 대해선 큰 차이를 보인다. 민주당은 ‘의무복무’를 주장하고, 국민의힘은 ‘인센티브’를 통한 자율에 무게를 뒀다. 가장 민감한 이슈인 의사 증원 규모에 대해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가 “400~500명 선”이라고 한 적은 있지만, 구체적인 숫자를 당 차원에서 제시하지는 않았다. 국민의힘도 “정부와 의료계의 중재”만 거론하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의대 증원
민주당은 의대 증원에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면서도, 27일까지도 증원 적정 규모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총선 공약집에서도 “장기 의료 수요를 고려해 의대·간호대 등의 합리적 증원안을 수립하겠다”고만 했을 뿐이다. 그러나 민주당이 생각하는 적정 증원 폭은 연 400명 수준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 당시 민주당이 호남에 신설하려 했던 공공의대의 입학 정원이 400명이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지난달 25일 페이스북에 “수용 가능한 증원 규모는 400~500명 선”이라고 적기도 했다.
국민의힘 또한 의대 증원에 대해서는 명확한 언급을 피해왔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정부 방향성(정원 확대)에 대해선 많은 국민이 동의하고 계실 것”이라면서도 “어떤 방향성을 제가 제시하는 건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숫자를 말하는 대신 정부와 의료계를 ‘중재’한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당 일각에서는 “2000명 증원에 목맬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
◇지역 의료
민주당은 의대 증원만으로는 지역·필수 의료에 종사하는 의사가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공공의대를 설립하고 ‘지역의사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공의대는 정부가 학비와 기숙사비를 전액 지원하는 의대로, 이 의대를 졸업한 사람은 정부가 지정한 곳에서 10년간 의무 복무해야 한다. 지역의사제는 각 의대에서 일정 비율은 반드시 ‘지역의사 선발전형’으로 선발하도록 하고, 이 전형으로 들어온 의대생도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지정하는 곳에서 10년간 의무 복무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에 따르면 의무 기간을 채우지 못할 땐 이미 지급한 학비를 반납하게 하고, 의사 면허를 취소한다.
국민의힘은 지역 의대에 ‘인센티브’를 줘서 의사를 늘리자는 쪽이다. 이를 위해 지역에 의대를 신설하고, 지역의대를 졸업한 의료 인력이 그 지역에 계속 남을 수 있도록 ‘지역 가산 수가’ 등을 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법으로는 지역필수의사제의 근거를 마련하는 ‘지역 의료격차 해소 특별법’ 제정을 공약했다. 민주당의 지역의사제가 처음부터 의무 복무 인원을 선발하는 것이라면, 지역필수의사제는 원하는 지역에 남길 원하는 의대생과 ‘계약’을 하는 개념이다. 이렇게 지역에 남길 원하는 의대생에게는 장학금과 교수채용 우선 등 각종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원격 의료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비대면 진료 확대 정책에 제동을 걸겠다는 공약을 냈다. 정부가 보건의료기본법을 근거로 시행 중인 비대면 진료 시범 사업들은 “무분별한 사업”이라며 모두 중단시키고, 비대면 진료의 범위와 기준을 의료법에 못 박겠다고도 했다. 또 비대면 진료 관련 플랫폼 사업자가 나타날 경우, 이에 대해서도 규제와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의료인력 부족을 ‘원격진료 확대’로 보완하겠다는 구상이다. 초고령화 지역·의료취약지를 중심으로 원격 협진 등을 활성화하는 것부터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진료뿐만 아니라 의료법 개정을 통해 공공 심야약국에서 ‘약 배송’도 허용하겠다고 공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