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도피 논란을 일으킨 이종섭 주 호주대사가 지난 21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이태경기자

국민의힘 내부에서 ‘해병대원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공수처 수사를 받고 있는 이종섭 호주 대사의 사퇴를 비롯한 추가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이 대사의 귀국만으로는 남은 선거 기간에 이미 나빠진 민심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서울 동작을 후보인 국민의힘 나경원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22일 KBS 라디오에서 “공수처도 적극적으로 수사해야 한다”면서도 “이 대사가 국민 우려를 불식할 수 있는 노력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총선 민심을 생각해 이 대사의 사퇴 등 추가 조치도 필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서울 동대문을의 김경진 후보는 본지에 “이 대사 귀국은 민심을 더 악화시키지 않게 하는 약이지만, 약효가 약하다”며 “선거가 당장 코앞이라 ‘이 대사 사퇴’라는 강한 약 처방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경남 양산을 김태호 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이 대사의 귀국이 여론 무마책이 아니라 사태 해결의 시발점임을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며 “귀국 즉시 사퇴하고, 민간인 신분으로 철저하게 수사받아야 한다”고 했다. 서울 관악갑 유종필 후보는 본지에 “이 대사의 사퇴보다 그가 수사를 받는 모습부터 보이는 게 중도층 민심 잡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공수처는 이날 “이 대사의 소환 조사는 당분간 어렵다”고 했다. 공수처는 “수사팀은 해당 사건의 압수물 등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및 자료 분석 작업이 종료되지 않은 점, 참고인 등에 대한 조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이 대사의) 소환 조사는 당분간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 대사 측 김재훈 변호사는 “출국 금지를 몇 차례 연장하고 출국 금지 해제에 반대 의견까지 냈다고 하던데, 소환 조사 준비가 아직도 안 됐다니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공수처에 대해 “이 정도면 총선 앞 정치 공작에 가까운 것”이라며 “(이 대사를) 부르지도 못하겠다는 것 아닌가. 지금까지 국민이 받은 나쁜 인상은 다 어떻게 할 건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