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훈 기자

국민의힘 소속 유종필 전 관악구청장은 지난 14일 서울 관악갑에 단수 공천을 받았다. 전남 함평 출신인 그는 민주당 소속으로 민선 5·6기 관악구청장을 지내다가, 지난 대선 윤석열 대통령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유 전 청장은 “선대 때부터 민주당을 지지하신 분들 중에서도 나와 함께 탈당한 분들도 많다”며 “관악은 더 이상 (보수당에) 험지가 아니다”라고 했다.

-관악갑은 1988년 이래 9번의 총선에서 6번 민주당 계열이 승리했다.

“관악구는 국민의힘이 지난 대선에서 5.16%포인트로 지고, 서울시장 선거에선 8.27%포인트 이겼다. 나는 ‘(경사도) 5도 정도의 오르막길’이라고 생각한다. 이 정도는 걷는 맛이 있는 길 아닌가. 작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가 우리에게는 쓴 약이 됐다. 그 약효가 총선 두 달 전에 나타나고 있다. 야당은 ‘승자의 저주’에 걸린 모습이다.”

-분위기가 좋아진 건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평가가 좋다. 정치 신인이다 보니 정치권에 챙겨줘야 할 사람도 거의 없다. 또 총선 승리가 곧 본인의 승리라는 점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차이가 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의 의석이 줄더라도 자기를 지켜줄 의석을 늘려야만 한다.”

-민주당에서 관악구청장 재선을 했는데 왜 넘어왔나.

“2021년 8월 당시 윤석열 후보로부터 대선 캠프에 합류해 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나는 초·중·고를 호남에서 나오고 민주당에 26년 있었기 때문에, (윤 캠프 합류는) 나의 60년 인적 네트워크를 쓰레기통에 넣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럼에도 윤 후보에게 ‘민주당 정권 5년 연장은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 정권 교체 대열에 합류하겠다’고 했다. 통화 다음 날 민주당을 탈당했다.”

-민주당 정권 연장을 왜 막으려 했나.

“경제학을 거스르는 소득 주도 성장, 부동산 대책, 대책 없는 탈원전 등에 대해서 민주당 당적을 가지고 있을 때에도 비판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품고 가선 안 된다고도 했다. 무엇보다 자유민주주의 해양 세력에 있던 대한민국을 북한과 대륙 쪽으로 끌고 가려던 게 ‘문재인 5년’이었다. 이재명 대표는 문 전 대통령보다 이런 성향이 더 강하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낮은 편인데.

“국민 정서에 부합하지 않는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윤 대통령은 신년 대담에서 ‘당 공천에 관여하지 않겠다’ ‘용산 출신 특혜 없다’는 말을 했다. 이 말에는 윤 대통령의 반성이 들어가 있다고 본다. 여기서 희망을 봤다.”

-관악은 호남 출신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길거리에서 호남 분들, 민주당 당원 분들이 ‘배신자’라고 하기도 하고, 좋게 말하기도 한다. 이들 중에 ‘윤석열 때문에 전쟁 난다’는 사람도 있었다. 나는 ‘이미 문재인 때 남북연락사무소가 폭파됐고, 북한은 자기 논리대로 가고 있다. 종북, 대북 유화적 정권이 들어서면 그걸 활용할 뿐’이라고 설명한다. 이렇게 말하면 대부분 고개를 끄덕인다.”

-관악구가 다른 구들에 비해 낙후됐다는 평가를 받는데.

“전임 박원순 시장 때 재건축·재개발을 많이 억제했다. 오세훈 시장과 적극 상의하고 있다. 사업성을 높이려면 규제완화가 필요하다. 분담금을 최소화해야 정비 사업이 진행된다. 은평구 새절역에서 여의도와 장승배기, 서울대입구역을 지나는 서부선 경전철이 개통되도록 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