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하을은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이 내리 5선을 한 곳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영입 인재 2호인 이재성(54) 전 새솔테크 대표는 이 지역 출마를 자원해 당의 전략 공천을 받았다. 그는 서울대 계산통계학과를 나와 넷마블, 엔씨소프트에서 임원으로 일했고 자율주행 스타트업인 새솔테크 대표를 지낸 IT 전문가다. 이 전 대표는 27일 본지에 “기존 정치인들은 문제 제기에만 능숙하다”며 “창의적인 방법으로 일자리를 만드는 서(西)부산의 ‘스티브 잡스’가 되겠다”고 했다.
-지역구와 부산에 가장 필요한 게 뭔가.
“일자리다. 경제가 어려운 건 지역에 일자리가 없어서 사람들이 떠나기 때문이다. 토목공학을 전공한 조경태 의원이 20년 동안 도로 놓고 지하철도 놨다. 하드웨어 말고 이젠 소프트웨어다. ‘시즌2′를 이끌 콘텐츠가 필요하다.”
-어떤 콘텐츠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나.
“다대포 하면 떠오르는 브랜드가 있어야 한다. 다대포를 e스포츠 성지로 만들겠다. e스포츠 박물관, 레전드 기념관을 짓고 e스포츠 카페거리를 조성하겠다. ‘윔블던’ 하면 테니스 떠오르는 것처럼 ‘다대’ 하면 e스포츠가 떠오르게 하는 게 목표다. 또 하나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치매를 예방·관리하고 뇌 기능 향상을 돕는 거점센터를 지역에 만들겠다. 이 분야 스타트업이 굉장히 많다. 이들을 유치해 ‘밸리’가 형성되면 일자리는 물론이고 일본 장수 마을처럼 나이 들어 살고 싶은 동네가 될 거다.”
-정치를 결심한 이유는 뭔가.
“30대에 성공한 벤처기업 이사가 됐다. 지금 54세인데 교수가 됐다면 65세 정년까지 일했을 만큼의 돈은 이미 벌었다. 운이 따랐고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난 결과다. 영리 추구보다 좀 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국민은 양질의 일자리를 원하는데,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정치인이 별로 보이지 않았다. 내가 한번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왜 고향에서 출마하나.
“부산에서 2남2녀 중 막내로 태어나 초·중·고를 다녔다. 아버지는 부산 부두에서 일했다. 가족이 있는 부산에 올 때마다 쇠락해 가는 고향을 봤다. 기업에서의 성공 경험을 살려 지방 경제를 살려냈다고 평가받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
-그래도 돌아갈 곳이 있어서 험지를 자처한 건 아닌가.
“갖고 있던 주식을 전부 다 정리했다. 플랜B는 없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이 ‘정권 심판 선거’라고 한다. 지역 민심은 어떤가
“부산 지역 경제는 거의 붕괴 수준이다. 윤석열도 이재명도 관심 없더라. 얼마 전 지역에 영화관이 있는 5층짜리 건물이 들어섰다. 그런데 그 큰 건물에 영화관 말고는 커피숍 1개만 달랑 들어왔다. 나머지 전부 공실이다. 식당들은 열어봤자 손해만 더 커지니까 저녁 장사를 안 하는 곳이 많다. 그만큼 경제가 관건이다.”
-국민의힘에선 조경태 의원과 정호윤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경선을 한다. 누가 상대가 되길 바라나.
“조 의원과 붙을 줄 알고 ‘5선 잡는 미친 존재감, 괴물 신인 이재성’으로 홍보하고, 선거사무소도 조 의원 바로 옆으로 잡았다. 그런데 지금 누가 이길지 모르는 상황인 것 같다. 누가 되든 쉽지 않지만 경제가 너무 안 좋다 보니 기업인 출신의 내게 쏠리는 관심을 체감한다. 이길 수 있다.”
-민주당이 ‘공천 파동’으로 시끄럽다
“신경 쓸 겨를도 없다. 5시 50분에 일어나서 아침 인사하고 하루 종일 돌며 한 분이라도 더 만나려고 한다. 정치와 골프는 머리 들면 진다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