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1차로 결과가 발표된 국민의힘 경선에서 지역구 현역 의원들이 모두 승리했다. 3선 이상으로 다선 감점(15%)을 받은 의원들도 모두 이겼고, 논란이 있는 인물들도 공천됐다. 정치권에선 “시스템 공천이 ‘현역 불패, 신인 횡사 공천’이 됐다”며 “이런 식이면 신인들은 여당에선 영영 정치권으로 못 들어오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지난 23~24일 19곳에서 진행한 1차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5선 정우택(충북 청주상당) 의원, 3선 이종배(충북 충주)·박덕흠(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 의원, 초선 장동혁(충남 보령·서천)·엄태영(충북 제천·단양) 의원 등 5명의 지역구 현역 의원들이 모두 승리했다.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은 “35% 감산을 받았는데도 승리한 현역 의원도 있다”고 했다. 이번 경선은 일반 유권자와 당원 여론조사로 진행됐는데 조사 비율은 수도권(강남 3구 제외)과 호남권, 충청권, 제주는 당원 20%·일반 유권자 80%, 서울 강남 3구와 강원권, 영남권은 당원 50%·일반 유권자 50%이다. 여기에 평가 하위권인 현역은 경선 득표율에서 최대 20%의 감점을 받고, 동일 지역 3선 이상은 15%의 감점을 추가적으로 받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현역 의원 감점을 받더라도, 지역구 관리를 보통 이상으로만 했다면 지기 힘든 구조”라며 “이렇게 공천하면 당장 잡음은 안 나오지만, 야당이 물갈이에 성공할 경우 본선 경쟁력에서 문제가 생긴다”고 했다. 현역 의원이나 당협위원장의 경우 인지도가 높은 데다 오랫동안 당원 명부를 가지고 지역 관리를 해왔다. 그러나 도전자의 경우는 인지도도 낮은 상황에서 경선전이 시작돼야 당원 명부를 볼 수 있다. 구조적으로 도전자에게 불리하다는 것이다.
논란이 있던 인사들도 공천됐다. 경기 여주·양평에서는 지난해 의원직을 상실했던 김선교 전 의원이 이태규 의원(비례)을 꺾었다. 김 전 의원은 불법 후원금을 모집한 혐의로 기소됐는데, 지난해 5월 대법원 판결에서 본인은 무죄가 확정됐으나 회계 책임자가 벌금 1000만원형을 받아 의원직을 상실했다. 박덕흠 의원의 경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활동하며 가족 명의 건설사들을 통해 수천억 원 규모의 피감 기관 발주 공사를 수주한 혐의로 탈당·복당한 경력이 있다. 수사기관에서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논란은 계속됐다.
공천이 현역과 인지도 위주로 이뤄지다 보니 신인들은 대거 탈락했다. 서울 동대문갑은 김영우 전 의원이 여명 전 대통령실 행정관을 상대로 승리해 후보자로 확정됐다. 최지우·이동석 전 대통령실 행정관은 각각 엄태영·이종배 의원에게 패했다.
서울 성북구갑은 이종철 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민대통합위원, 성북구을은 이상규 경희대 교수, 양천구을은 오경훈 전 의원, 금천구는 강성만 전 당협위원장 등이 경선에 승리했다. 인천 남동구을은 신재경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 부평구갑은 유제홍 전 인천시의원이 승리했다.
현 지도부 소속 영입 인재와 전현직 의원이 3자 경선을 벌인 서울 양천갑에서는 정미경 전 의원이 탈락하고 구자룡 비상대책위원·조수진 의원이 결선 여론조사를 다시 치른다.
한편 이날 공관위 회의에서는 친윤 핵심 박성민(초선·울산 중) 의원의 경선 가능성이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곤(재선· 경남 창원진해) 의원은 이날 불출마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