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을에 공천을 신청한 박진(전 외교부 장관)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당의 요청을 받아들여 서울 서대문을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지난 주말 중진으로서 당의 승리를 위해 헌신해 달라는 당의 요청을 받았다”며 “절벽에서 번지점프하는 기분으로 뛰어내려 정면 돌파 하겠다”고 했다. 이어 “총선 승리와 서울 수복을 위해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헌신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제 그 약속을 실천하겠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 첫 외교장관을 지낸 박 의원은 서울 종로에서 3선을 했고 지난 총선 서울 강남을로 지역구를 옮겨 4선을 했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강남을에 다시 지원했지만,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재배치’를 논의했다. 경쟁력 있는 중진이 수도권 험지에 도전해야 전체 선거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박 의원은 “서대문을은 3선을 했던 종로와 붙어 있어 여러 상황을 잘 아는 곳이다”라며 “교통 면에서는 서부선 경전철 추진, 경의중앙선 지하화 같은 인프라 개발이 중요하고, 유진상가와 인왕시장 통합 개발도 박차를 가하도록 하겠다.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힘이 있는 국회의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지역은 종로·광화문 출퇴근 인구가 많은 지역이다.
기존에 서대문을 출마를 준비하고 있던 당내 후보들에 대해서는 “세 분이 계신데, 제가 일일이 전화를 드리고 있다”며 “우리 당이 하나로 똘똘 뭉쳐서 기필코 이 지역을 다시 탈환하자는 의지를 다지려고 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현역 재선인 김영호 의원과 문석진 전 서대문구청장이 서울 서대문을 후보 자리를 놓고 경선을 치른다.
국민의힘은 박 의원의 결정을 환영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저도 모든 힘을 소진해서 박 의원과 함께하겠다. 고맙다고 말씀드린다”고 했다. 그는 “박진 의원은 당의 요청을 받아 서대문을이라는 서울에서 대단히 중요한 지역에 나가 싸우기로 결심했다고 들었다”며 “박진 의원은 대한민국 큰 정치인이다. 박 의원의 그런 헌신과 용기가 우리 국민의힘을 동료 시민을 위한 승리로 이끄는 길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박 의원과 함께 강남을에 신청한 이원모 전 인사비서관의 지역구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일각에선 경기 용인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한 위원장은 “결국 선민후사 해야 하고, 함께 가면 길이 돼야 한다”며 “자기 실력에 걸맞은 싸워볼 만한 자리에 가서 이겨주셨으면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