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30일 “중앙당에서 선거 막판에 여러 가지 잡음을 낸 것은 큰 실책”이라며 “아직 민주당 지지층이 격동할 만한 모멘텀을 잘 못 만들었다. 이건 지도부가 책임져야 할 문제”라고 했다. 우 의원은 이날 본지 통화와 라디오에서 “지금이라도 잘해야 한다. 시끄럽게는 안 했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86 용퇴론’ 등을 둘러싼 윤호중·박지현 비대위원장의 갈등을 겨냥한 것으로, 아직 선거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공개적으로 지도부 책임론을 꺼낸 것이다. 당에서는 윤호중·박지현 비대위가 선거 전부터 해체 수순에 돌입했다는 말도 나왔다.

우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7석을 못 얻으면 비대위가 총사퇴해야 한다”며 “호남·제주 지역 4곳을 제외한 6곳의 접전지에서 과반은 가져와야 한다”고도 했다. 우 의원은 “기본적으로 유리한 호남·제주에서의 승리는 큰 의미가 없다”며 “ 대전, 인천, 세종, 경기, 강원, 충남 등 접전지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면 사실상 패배한 것이고 그 책임은 지도부에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일부 친문(親文)들 사이에선 ‘이재명 책임론’도 제기됐다. 한 친문계 인사는 “대선 패장인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패배 2달 만에 섣불리 나섰고 총괄선대위원장직까지 맡았다”며 “본인의 인천 계양을 당락과 관련 없이 지방선거 패배에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호남·제주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패하면 이 전 지사가 정계를 은퇴해야 한다는 말도 나왔다. 다만, 한 수도권 지역 중진의원은 “예전부터 선거 패배 책임은 지도부가 져왔고 유력 대선 주자가 진 적이 없었다”며 이 전 지사 책임론에 선을 그었다.

선거가 끝나기도 전에 지도부 책임론이 나오는 것은 8월 전당대회 당권 다툼의 전초전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친명(親明·친이재명)계는 지방 선거 이후 당권을 장악하겠다는 시나리오를 세웠는데, 현 지도부는 비교적 친명계의 뜻에 맞춰 당을 운영해왔다. 현 지도부가 지방선거 직후 해체하면 8월 전당 대회는 임시 위원회 또는 원내 지도부가 치르게 된다. 이렇게 되면 전당대회 룰과 시기가 누구에게 유리할지 예측이 어렵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