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군수 선거에 5명의 후보가 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우성빈(여·50), 국민의힘 정종복(67), 무소속 신대겸(61)·김정우(58)·심헌우(44) 후보 등이다. 영남지역 기초단체장 선거구 중 후보 수 최다(最多)이다. 영남 기초단체 70곳 중 대부분이 후보 2~3명이 출마했다. 4명 후보가 나온 곳도 경남 4곳과 경북 3곳 등 7곳에 불과하다. 부산은 2명 맞대결 11곳, 3명 대결 4곳 등이다. 후보 수로 볼 때 영남 최대의 격전지인 셈이다. 얼마 전 예비후보에도 12명이 등록했다. 정당 공천 등을 거치면서 실제 후보 수가 5명이 됐다.
“…의료폐기물 소각장 이전부지 임기내 확보 못하면 군수직 사퇴!” “도시철도 시대를 열겠습니다”, “OO씨, 금쪽 같은 우리 아이를 부탁해”….
25일 밤 기장군 정관신도시 안 정관중앙로 주변엔 이들 후보의 공약·슬로건 현수막들이 내걸려 있었다. 후보들은 저마다 “젊다! 능력있다!” “준비된 군수” 등을 내세우며 동분서주 중이다. 숫자가 많은 만큼 후보 스펙트럼도 남녀, 40~60대 등으로 딴 지역보다 다양하다.
기장군수 후보들이 유독 많은 것은 현 오규석 군수가 3선으로 출마하지 않아 무주공산이 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예전 농·어촌이었던 기장의 정치 지형이 최근 10여 년 동안 크게 변했다는 점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기장은 1995년 읍 2곳, 면 3곳에 인구 6만6000여 명으로 경남에서 부산으로 편입했다. 당시만 해도 미역, 멸치, 바다장어(일명 아나고) 등이 유명하고 도심에서 시외버스를 타야 갈 수 있는 한적한 시골이었다.
그러나 정관신도시, 동부산관광단지, 일광신도시 등이 들어서면서 인구가 14만4000여 명(2021년 말 현재)으로 2배 이상 불었다. 행정구역도 지난 4월 일광면이 일광읍으로 승격되는 등 읍 4곳, 면 1곳으로 바뀌었다. 특히 기장군 전체의 60%를 넘는 8만여 명이 사는 정관읍은 대부분 아파트 주민들이다. 급격한 도시화로 젊은 층이 훨씬 많아졌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55.55%를,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40.79%를 득표했다.
기장군 의원 출신인 민주당 우성빈 후보는 “해운대나 서부산권에 비해 낙후된 기장군을 부울경 메가시티의 주요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표밭을 갈고 있다. 3선 군의원과 군의장을 지낸 국민의힘 정종복 후보는 “임기 내 도시철도 노포∼정관선을 유치하고 ‘일자리 재단’을 만들어 지역 창업·구직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해 나갈 것”이라며 표심에 호소하고 있다. 무소속 후보들은 ‘문화교육 환경군수(신대겸)’ ‘내 삶을 바꾸는 군수(김정우)’ ‘오로지 군민만을 위한 군수(심헌우)’ 등을 내세우고 있다.